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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규기자의 보험캐치] 외산차 모델별등급 개선됐건만…외산차만 탓하는 보험개발원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증가로 인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 동안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자기부담금 정률제 전환 등 자동차보험 정상화를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손해율 관리에 나서고 있으나, 이렇다할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자동차보험으로 겪는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험개발원이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자료를 잇따라 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아 보인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16일 내년에 자기차량손해담보(이하 자차보험)에 대한 보험료를 새로 적용하기 위한 차량모델등급 산출 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총 111개의 차량 모델별 등급이 조정, 새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모델별 등급을 조정한 결과 전체적으로 국산차와 외산차 모두 지난해 대비 등급이 소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우선 국산차는 53개(31.4%) 모델이 개선되고, 유지는 82개(48.5%) 그리고 등급이 악화된 모델은 34개(20.1%)였다. 외산차는 15개(37.5%)모델이 개선되고, 유지 16개(40%) 그리고 악화된 챠량모델이 9개(22.5%)다.

자차보험료는 보험가입금액에 세차요율 그리고 중고차요율에 차량모델별등급을 곱해 산출한다. 보험개발원이 총 26개 등급으로나눠 모델별로 등급을 나눠 정하고, 각 등급별 보험요율은 각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적용한다.

앞서 올해 1월에도 보험개발원과 금융당국은 외산차의 보험료 현실화란 명분으로 차량 모델별 등급을 기존 21개 등급에서 26개 등급으로 확대하는 한편 할증폭 상한을 50%에서 100%로 늘린 바 있다. 이에 따른 보험료 변동은 외산차의 경우 11.3%가 인상됐으며, 국산차는 2.9% 인하됐다. 수치로만 단순하게 생각해도 외산차에 대한 보험료 인상폭이 국산차의 4배나 컸다.

그러나 이번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모델 등급 조정에 따른 자차보험료는 참조요율 기준 국산차는 평균 0.3%가 인상된 반면 외산차는 되레 평균 0.9% 인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 조정 후 대당 보험료도 국산차는 20만 2000원에서 20만 3000원으로 늘어나고, 외산차는 88만 2000원에서 87만 4000원으로 줄어든다. 즉 외산차의 보험료는 인하되고, 국산차는 인상된 것으로, 이는 외산차에 대한 손해율 등이 종합적으로 개선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구나 외산차와 국산차간 대당 보험료 격차도 무려 4배가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 보험개발원은 지난 19일 자동차보험 수리비 발표를 통해 외산차를 과다수리비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2013년 자동차보험 수리비 지급현황을 분석한 결과 차량수리비로 지급된 보험금이 5조 118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4조 6166억원 대비 10.9% 증가한 수치로, 2010년 4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외산차의 부품비 비중이 59.8%로 국산차 (42.6%)에 비해 17.2% 포인트가 높아 외산차의 부품비 관리가 시급하다고까지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외산차의 차량 모델별 등급이 개선되면서 평균 보험료는 인하된 반면 국산차는 평균 보험료가 되레 증가하게 됐다”며 “이는 국산차의 사고율이 전체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더구나 외산차의 경우 국산차에 비해 평균 보험료가 4배나 많고, 특히 등급조정에 따른 평균 보험료까지 인하됐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며 ”타이밍 상 외산차에 대한 부품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은 왠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적정보험료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산업을 연구하는 보험개발원이 정작 자동차보험 적자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외면한 채 외산차 주인들만 봉으로 잡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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