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 1년만에 ‘블로워 모터’ 개발…투자금 2억 ‘100배’로 돌아오다
자금한파 정부지원으로 극복
소음·중량·전자파 줄이기 등
글로벌 기준 맞게 연구개발 주력
GM이어 車명가 부품 주문 쇄도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칼바람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을 줄도산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한 해 동안 구조조정된 중소기업의 숫자만 512개에 달한다.

1973년 회사를 설립,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주)효성전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난감용 모터 생산기업으로 닻을 올린 (주)효성전기는 자동차 냉난방 설비에 쓰이는 ‘블로워 모터(Blower Motor)’로 주력 아이템을 변경, 2002년 15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자금 한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황태석<사진> (주)효성전기 연구소장은 “2008년 당시 세계금융위기로 제조업 경기가 얼어붙었던 데다, 1982년부터 시장에 공급해오던 주력제품(블로워 모터)의 품질이 해외 경쟁사보다 뒤처지기 시작하면서 도태의 위기에 몰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절박함을 느낀 (주)효성전기는 전 임원을 대상으로 긴급 전략회의를 소집해 ‘글로벌 스탠다드형 블로워 모터’ 신제품 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기로 결정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보완, 전세계의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곧 한계에 봉착했다. 당시 국내 블로워 모터시장의 70%가량을 점유했던 ‘덴소모터스’와 ‘보쉬 모터스’ 등 선두기업을 따라잡으려면 1년 안에 기술개발을 마쳐야 했다. 그런데 짧은 시간에다 기술개발자금 마련과 기술개발방향 설정이 어려웠다. (주)효성전기를 수렁에서 건져준 것은 중소기업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이었다.

황 소장은 “글로벌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인 한국 델파이(Delphi)와 베어(Behr)공조가 수요처로 참여한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2억700만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며 “소음과 중량을 줄이고 전자파 규격을 세계 기준에 맞춘 ‘글로벌 블로워 모터’를 단 1년 만인 2009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효성전기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을 통해 2009년 ‘글로벌 블로워 모터’를 개발, 블로워 모터시장 점유율을 세계 3위까지 끌어올렸다. [사진제공=효성전기]
이렇게 개발된 (주)효성전기의 글로벌 블로워 모터는 현재 GM 자동차 전체 생산량의 70%에 장착되고 있다. 이 외에도 한라공조와 두원공조를 통해 현대기아 자동차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제품의 우수한 성능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혼다 자동차(연간 10만대), 포드 자동차(연간 10만대),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연간 30만대), 파이트 크라이슬러 자동차(연간 30만대) 등도 (주)효성전기의 제품을 사용 중이다. 현재 (주)효성전기의 블로워 모터시장 점유율은 세계 3위로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으로 개발한 기술로 창출된 매출만 지난해 252억2600만원이다. 단 2억원의 정부 투자가 100배가 넘는 효과를 낳은 셈이다.

황 소장은 “정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단기간에 신제품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특히 수요처가 원하는 요건을 미리 알 수 있어 기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이번 기술을 토대로 ‘월드 베스트 블로워 모터’라는 신제품을 추가로 개발해 내년 세계 시장 공략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도 귀띔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