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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하락에 곡소리 나는 글로벌 석유도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국제유가 폭락에 유럽과 미국의 석유도시에서 곡(哭)소리가 나고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자 셰일붐으로 호황을 누렸던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과 유럽의 북해 유전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18일 (현지시간)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2% 내린 배럴당 54.1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도 3.12% 내려간 배럴당 59.2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 고점대비 48% 하락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석유공급 과잉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의 고통은 이미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휴스턴은 미국 석유기업의 ‘고향’으로 불린다. 셰일혁명으로 성장한 휴스턴 경제 규모는 5000억달러(550조원) 이상으로 미국 전체에서 4번째로 크다.

고유가와 셰일붐은 휴스턴 에너지부문 근로자 임금을 대폭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18만5000달러(2억330만원)으로 타업종 임금(6만4500달러)보다 3배 많았다.

그러나 셰일 호황을 누렸던 휴스턴 주민들은 이제 저유가발(發) 대량 해고 칼날 위에 서 있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메트로스터디는 지난 2일 “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하회하면 휴스턴 일자리와 주택구매 수요를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미 유가는 54달러대로 떨어져 임계점을 넘어섰다.

호어건설의 스콧 에반스 개발사업 총괄은 “유가가 주저앉으면 해고는 즉각적이다”며 “주민들은 언제 그것이 올지 극도로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량해고가 크리스마스 이후까지 연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 전조는 시작됐다. 에너지 기업은 내년도 예산을 최대 25%까지 삭감했다.

유가 6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텍사스 석유생산 기업의 월간 자금흐름 총액은 64억달러에서 36억달러로 반토막 났다.

휴스턴대학의 빌 킬머 경제전문가는 “석유생산업체는 내년 2만8000개 일자리를 감축할 것”이라며 “휴스턴 전체에서 신규 일자리는 5만개 생기겠지만 이는 지난 3년 성장세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프린스톤 에너지 고문 스티븐 코핏은 “휴스턴 전성기는 이제 끝났다”며 “그런 날은 오랫동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대서양 건너 북해지역의 석유산업은 붕괴에 직면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가하락이 시추업체를 압박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독립석유개발업자협회인 브린덱스의 로빈 앨런 회장은 “유가가 60달러를 하회하면 수익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엄청난 위기”라면서 “이는(유가하락) 과거에도 있었고 석유산업은 적응했지만, 그 적응이란 인력감축, 프로젝트 대폭 축소,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유가가 현재 상태를 지속하면 550억파운드 규모의 북해와 유럽 석유개발 프로젝트가 취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eon@heraldcop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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