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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전역으로 퍼지는 북한 사이버해킹 공격 공포
[헤럴드경제 =강승연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 픽처스를 상대로 한 해킹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공포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결론 내리고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소니 픽처스 해킹과 상영 예정 극장에 대한 테러 위협은 “심각한 국가안보 사안”이라면서 “악의를 가진 정교한 집단에 의해 자행된 파괴 행위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대응은 비례적(proportional)일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면서도 북한이 해킹을 주도했다는 의혹에는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는 학생들을 뽑아 ‘총정찰국 121국’에 들어갈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자료=데일리메일ㆍ구글]

하지만 CNN 방송은 사법 당국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미국 정부가 이번 소니 해킹에 사용된 악성 코드가 한국어로 돼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해킹 수법이 지난해 한국 정부와 언론사, 금융사 등을 공격한 3ㆍ20 사이버테러와 유사하다고 판단, 유력한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을 해킹 책임자로 밝히는 정부 차원의 발표는 이르면 19일에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北사이버부대 해외전사 1800명”=전문가들은 “북한의 해킹능력이 그동안 과소평가됐다”면서 북한의 사이버전력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엘리트 해커집단 ‘총정찰국 121국’에서 사이버부대를 선발ㆍ양성해 사이버테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1국은 외국 정부와 기업을 겨냥한 해킹 공격을 벌이며, 소속 해커들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사이버테러를 기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컴퓨터 4만8000대를 무력화시킨 3ㆍ20, 6ㆍ25 사이버테러의 배후에도 바로 이 121국이 있었다.

북한 전자전사령부에서 복무하다 탈북한 장세열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21국에 1800명의 사이버전사가 소속돼있으며 이들은 전 세계에 배치돼있다”면서 “이들의 임무는 적국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북한의 사이버 전담 부대가 3000명 규모라고 주장한 바 있다.

121국 소속 대원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는 장 씨는 “북한의 핵무기보다 사이버전력이 더 위험하다”면서 “총성 없는 (사이버)전쟁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통일전선부 출신인 장진성 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해커들은 주로 중국에 둥지를 틀고 중국 기업에 평범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취직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지령을 받으면 해킹공격을 개시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북한은 과거 공격에선 이 같은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소니 측이 17일 영화 개봉을 전격 취소한 것을 북한이 ‘대승’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지적했다. CSIS는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해커들이 보다 정교하고 복잡하며 잘 조직된 작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공급망이나 발전소, 공항 같은 인프라망에 파괴적 공격을 가할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바 있다.

 북한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는 학생들을 뽑아 ‘총정찰국 121국’에 들어갈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자료=데일리메일ㆍ구글]

▶美, 사이버공격 공포 확산=소니 해킹으로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한 공포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비교적 해킹에 잘 대비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던 기업들도 북한 해킹공격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떨고 있다.

KFC, 피자헛의 모기업 얌브랜즈의 이사인 보니 힐은 “이사회를 열고 기업 정보의 안전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메일을 일반적 대화나 잡담에 써선 안 된다는 게 이번 소니 해킹공격으로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바이오에너지 생산업체 코반타에너지의 스튜어트 키플만 최고정보책임자(CIO)는 “CIO들은 보안에 대해 고민해왔지만, 이젠 누가 ‘적’인지도 알아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이 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관념을 바꿔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급 유람선 운영업체 아자마라 클럽 크루즈의 래리 피멘텔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의 재정 기밀뿐 아니라 개인적 관계나 사회활동도 해킹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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