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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에 몰아치는 ‘임금삭감’ 한파

불황→실적부진→비용삭감 여파
삼성 임원 2000여명 급여 동결
권오갑 현대重사장 급여전액반납
SK·한화 등은 직원까지 동결동참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계에 임금삭감 바람이 거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가 불어닥쳤던 2009년 이후 5년여 만이다. 업황부진과 경쟁심화로 인한 실
적부진의 충격여파가 글로벌 금융위기때 못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불가피한
조치지만, 기업들의 전반적인 비용 삭감으로 이어질 경우 내수회복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은 최근 그룹 전체 임원 2000여명의 급여를 동결하기로 했다. 주력 사
업인 스마트폰 분야의 실적 악화로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 계열사들이 어려
움을 겪고 있는 게 원인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고, 상여금도 급여를 기준으로 비율이 정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동결은 사실상의 임금삭감이다.

삼성 관계자는“ 2009년에도 자진반납 형태의 임원 급여삭감이 이뤄졌었
다”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임원들의 회사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09년처럼 임원에 이어 일반 직원들에 대한 임금삭감은 이뤄지지않을 전망이다. 2009년 삼성전자는 사원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임금동결과
함께 상여금 지급비율 인하를 시행했었다.

삼성 임원의 급여삭감 파장은 다른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크지만, 삼성이
처음은 아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임원 80여 명은 지난 3월부터 기본급의
10~30%를 반납하고 있다. KT도 지난 1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황 회장은 기본급의 30%를, 임원은 10%를 반납했다.

최고경영자가 이미 급여반납을 선언해 추가적인 임원급여 삭감이 예상되
는 곳들도 많다. 어닝쇼크에 빠진 현대중공업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오갑
사장이 지난달“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임원은 물론 직원까지 인건비 절감대열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찬반투표를 통해 내년에 임금을 동결
하는 안을 가결시켰다. 2009년 이후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 임원들은 이미 지난 7월 연봉 10~15%를 자진 반납했다. 한화그룹도 어려움에 빠진 주요 계열사 한화생명이 최근 노조와 임금은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LG그룹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
대차 등 타그룹 대비 임금수준이 낮은 편이어서 임금동결이 언급될 경우 임직원 사기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이 올들어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4분기 들어 전자와 화학 등 주력 계열사 실적이 동시에 곤두박질치고 있어 임금조정이 없을 것이라 장담하기도 어렵다.

한편 노사협의가 중요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임금동결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이다. 직원들은 지난 9월 타결된 올해 임금 협상을 통해 올들어 인상된
기본급과 성과급을 소급해 올려 받았다. 하지만 엔저에 따른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상승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이 커진다면 노조원이 아닌 간부 및 임원을 대상으로 인건비 절감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

산업부/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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