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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터 잃게된 동부발전 직원들
발전소 착공사업 지연 영향
SK·동부 “비용부담 너무 커”…산업은행 매각 차질 아쉬움



지난달 동부건설로부터 SK가스에 매각된 동부발전당진(현 당진에코파워) 임직원 40여명 전원이 정리해고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동부발전당진 직원들은 지난달 말 핸드폰 문자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았다. 사측은 12월31일까지 퇴사하지 않으면 정리해고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새 주인인 SK가스는 인수 전 이미 동부건설 측에 “사업권만 인수하고, 고용승계는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는 “해당 직원들은 동부건설이 2014년 발전소 착공을 염두에 두고 뽑았는데 최소 3년간 사업이 늦어져 이 직원들은 모두 안고 갈수는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옛 주인 동부건설은 이에따라 3개월간 70% 월급과 퇴직위로금, 밀린 통상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으로 결국 이들을 퇴사시켰다. 올 한해 유동성 위기에 놓였던 동부건설도 동부발전당진과 오피스 빌딩 등을 파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는 와중이라 이들을 껴안기는 힘든 처지여서다.

당초 마지막 민간 석탄화력발전소 매물로 나왔던 동부발전당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됐다, 첫 입찰 때는 SK가스 외에도 (주)삼탄,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입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기위해 345㎸ 규격의 예비송전선로 약 33㎞를 신설해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던 (주)삼탄이 인수를 포기했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을 맡은 산업은행은 이후 첫 입찰 당시 2위였던 SK가스에 인수를 권유했고, SK가스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매각이 성사됐다.

하지만 이번 대량 해고사태에 대한 책임이 매각권한을 위임받았던 산업은행에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애초 예비송전선로 변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주)삼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택했다 끝내 좌초되면서 SK가스 측에 서둘러 매각하다보니 종업원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은 SK가스 지분을 동부발전당진을 넘기면서 동부건설에 빌려줬던 돈을 한푼 손실 없이 모두 회수했지만, 동부건설은 매각 지연에 따른 매각가 하락으로 사실상 손실을 본 셈이기 때문이다. 매각가치가 하락하지만 않았어도 직원들의 고용유지 확률을 더 높이거나, 퇴직위로금을 더 지급할 여력이 생길 수도 있다는 풀이다.

동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대량해고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부와 SK를 탓하기만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동부그룹 자산매각 권한을 틀어쥐었던 산업은행이 좀 더 실속있게 매각작업을 완료했다면 기업과 종업원 모두에게 좀 더 나은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ㆍ박수진ㆍ서지혜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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