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무허가 판자촌인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사업을 토지를 100% 수용하는 공영개발방식으로 재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토지 완전 수용방식은 구룡마을 관할 자치구인 강남구가 주장해온 개발방법이다. 앞서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토지 환지개발방식과 100% 수용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지난 8월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달 구룡마을 화재사고를 계기로 조속한 개발사업이 거주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좋은 개발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구룡마을 개발사업을 ‘토지 100% 수용방식’으로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룡마을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이 아닌 차선의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당초 초기 투자비를 절감하고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거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토지를 일부 돌려주는 환지방식을 포함한 ‘혼용방식’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강남구는 그러나 “환지방식은 구룡마을 대토지주 등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면서 서울시가 토지를 전면 수용해 개발할 것을 요구해왔다.

반면 서울시는 “개발구역이 지정된 상황에서 개발방식을 바꾸는 것은 사업을 취소하는 방법 외에 법적으로 불가하다”면서 혼용방식을 고수했다. 양 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수년째 표류해왔다.

서울시는 토지 완전 수용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구역 지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모든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또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강남구가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해줄 것을 기대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