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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외국에도 있다’, 무단 해고에 막말일삼는 밉상 슈퍼리치들
종종 사회적 지위·넘치는 부에 걸맞지 않은 돌발행동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한 언행으로 빈축 사는 경우 많아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오만하고 무례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럼 반대로 성공한 사람이 거만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일까.

성공한 사람들 특히 10억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이상 자산을 소유한 억만장자는 때로는 예의없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는 경향이 많아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명석한 두뇌와 불타오르는 열정을 가진 전설적인 인물. 오만한 행동으로 서른 살에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난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역시 간혹 무례한 지배자였다.

그는 퇴출당한 이후 픽사(Pixar)를 통해 애니메이션에 디지털 혁명을 가져오고, 지난 1997년 애플로 복귀해 아이팟ㆍ아이폰ㆍ아이패드 ‘3총사’를 앞세워 애플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잡스도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다 종종 문제를 일으켰다. 2008년 클라우드서비스 ‘모바일미(Mobileme)’가 출시됐을 때 제품의 결함에 화가 난 잡스는 본사 강당에 해당 팀을 모아 그 자리에서 책임자를 해고하고 즉석에서 후임자를 임명했다.

잡스는 특히 팍스콘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 사건에도 “노동착취는 아니다”며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애플은 생산비용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폰 등의 조립을 중국 팍스콘 등에 맡긴다. 노동자가 12만명에 달하는 팍스콘 공장은 근로환경이 비인간적으로 열악하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애플은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선진국에서도 이처럼 자기중심적인 행동으로 비난을 받는 억만장자들이 많다. 이들은 인종차별 등 자신의 무책임한 발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받더라도, 결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 


▶골칫거리 여왕들=평범한 외모에 진주목걸이를 즐겨하는 60대 여성. 호주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 핸콕 프로스펙팅 회장은 늘 구설수에 오르는 인물이다. 핸콕프로스펙팅은 호주에서 가장 큰 석탄과 철광석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원자재 기업이다. 라인하트 회장의 순자산 보유액은 134억달러(한화 약 14조6000억원)로 평가된다.

라인하트 회장은 2012년 시드니에서 열린 한 연설에서 “아프리카인은 하루 2달러 미만의 임금에도 기꺼이 일을 하고 있다”면서 호주의 임금이 너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해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또 수차례에 걸쳐 호주 정부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저임금을 낮추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부자가 되고 싶으면) 술이나 마시고 담배나 피워대지 말고 좀더 많은 시간을 일하라”고 주장하는 칼럼을 써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인기(?) 덕분에 라인하트는 ‘Fu*k Gina Rinehart’라는 안티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3만9000개가 넘는다.

라인하트는 1992년 부친 랭 핸콕의 사망 이후 ‘핸콕광산그룹’을 물려받아 38세의 나이에 세계 부호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호주 최대의 언론 두 곳(텐 네트워크, 페어팩스 미디어)도 보유하고 있다.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기업가인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 역시 최근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비난을 받았다.

스튜어트는 지난해 9월께 스티브 잡스가 선물로 준 아이패드를 떨어뜨려 액정이 깨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아이패드가 고장났다. 애플 직원을 불러야 하나”라고 글을 올렸다.

SNS에 글을 올리면 애플 직원이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 듯 그는 약 13시간 뒤 “아직 애플 직원이 내 아이패드를 고치러 오지 않았다”며 또다시 글을 올렸다. 애플 제품의 경우 고장이 나면 소비자가 직접 애플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수리를 맡겨야 한다. 스튜어트의 황당한 태도에 미국 시민들의 비난이 쇄도하자 그는 다음날 바로 “농담이었다”는 글을 올려 사람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한때 가정주부들의 우상이었던 스튜어트는 2002년 제약회사 주식의 내부거래 조사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나 2004년 철창 신세를 진 적이 있다.

1941년 미 뉴저지에서 가난한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스튜어트는 대학 졸업 후 주식 중개인, 출장요리 사업가 등을 거쳐 가정생활 정보를 다룬 사업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199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마사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의 상장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3억달러 정도이다.


▶실리콘밸리의 부도덕한 거물들=미국 실리콘밸리 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개도국의 자원을 이용해 돈을 버는 기존 대기업들과 달리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일부 IT기업 CEO들의 행동은 그다지 도덕적이지 못했다.

인도 출신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코슬라벤처스 대표는 2010년 미 캘리포니아 해변 지역의 인기 휴양지 ‘마틴스 비치(Martins Beach)’의 땅 23만㎡를 3250만달러에 사들인 후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아 법적 공방을 벌였다. 코슬라는 자바 기술을 개발한 소프트웨어업체 옛 선마이크로시스템스(2010년 오라클에 합병)의 공동 창업주로 개인 자산이 17억달러에 이르는 실리콘밸리의 거물이다.

코슬라가 사들인 해변은 예전부터 가족 소풍이나 서핑 장소로 인기 있던 곳으로, 이전 소유주는 소액의 차량 통행료만 받고 이곳을 일반인에게 개방해 왔다.

해변으로 통하는 도로가 막히자 경관 좋은 해변을 일반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시민단체 등은 코슬라가 캘리포니아 해변 법을 위반했다며 정식 고소했다. 법정에서 코슬라는 토지 소유권을 내세워 “도로 통행을 막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법원은 코슬라에게 해변으로 가는 도로를 개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메리카온라인(AOL)의 최고경영자인 팀 암스트롱(Tim Armstrong)은 지난해 8월 초순 직원 1000명이 참여한 전화회의 도중 한 직원을 즉석에서 해고해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회의에서 암스트롱이 지역 뉴스네트워크 ‘패치닷컴’ 소속 직원에게 “당장 카메라를 내려 놓으시오. 당신은 해고요. 나가시오”라고 말한 녹음파일이 인터넷에 게재되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이어 기업 경영자의 적절한 해고방식을 두고 수많은 글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암스트롱은 당시의 해고 방식에 대해 사과하며 “비공개회의 중에는 사진촬영을 금지했지만 그 직원이 여러 차례 그 규칙을 어겼다”고 해명했다.

몇 개월 후에는 또 다른 전화회의에서 암스트롱은 AOL 직원 두 명이 아이를 출산한 것에 대해 “이런 ‘돈 잡아먹는 아기들’ 때문에 직원들에게 돌아갈 복리후생이 줄어든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또다시 비난이 거세지자 암스트롱은 공개 사과했다. 그의 순자산은 4억달러로 평가된다.


▶부호들의 여전한 인종차별=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사회 전체가 크게 요동치고 있는 미국에서 억만장자들의 인종차별은 여전하다. 호주 출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은 자신이 소유한 영화사 20세기 폭스의 작품 ‘엑소더스’의 인종차별 논란으로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북아프리카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의 모세와 람세스의 대결을 다룬 영화 ‘엑소더스’에서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채 주요 출연진을 모두 백인이 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영화에서 흑인들은 주로 노예, 암살자 등 부정적인 역할로 묘사됐다.

역사를 왜곡하는 부적절한 캐스팅이라는 반응이 줄을 잇자 루퍼트 머독은 SNS에 “언제부터 이집트인이 백인이 아니었나. 내가 아는 이집트인은 모두 백인이다”고 글을 남겨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머독은 “알았다. 인종별로 다양한 색깔이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인종차별적인 건 아니다. 진정해라”는 글을 올려 해명했다. 머독의 자산은 143억달러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의 인종 차별 발언도 잇달아 문제가 됐다.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주였던 도날드 스털링(Donald Sterling)은 최근 인종차별 발언 때문에 NBA에서 영구 제명됐다.

올 4월 스털링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은퇴한 농구선수 매직 존슨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다시는 흑인을 내 경기장에 데려오지 마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녹음된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선수, 팬 등은 분노했다. 이 같은 흑인 비하 발언으로 스털링은 구단을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에게 20억달러에 강제로 매각해야 했다. 부동산 거부인 스털링의 자산은 28억달러에 이른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구단주였던 브루스 레벤슨(Bruce Levenson)은 인종 차별 발언을 했다가 최근 구단을 팔았다. 그는 2012년 8월 공동구단주에게 보낸 e-메일에서 관중 동원과 입장 수익 등을 늘리려면 교외 지역에 사는 백인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레벤슨 전 구단주는 “남부 백인은 흑인이 70% 운집한 경기장에서 소수인 탓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홈구장인 필립스 아레나가 애틀랜타 중심가에서도 위험 지역에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곧 경기장에 그만큼 흑인이 많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레벤슨 구단주는 흑인 일색의 팀 문화를 바꾸고자 힙합 음악 대신 백인이 좋아할 만한 컨트리 음악을 틀고 백인 치어리더도 뽑으라고 지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데이터정보서비스 업체인 유나이티드 커뮤니케이션스그룹(UCG) 창업자인 레벤슨의 자산은 5억달러로 평가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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