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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떠난 자리에 찬바람만 부는 한국 증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외국인이 떠난 국내 증시에 한파가 들이닥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8~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5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이번주 들어 15일에도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았다. 특히 10일 이후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4거래일간 총 1조390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삼성전자 보통주(5823억원)와 우선주(1033억원) 매도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16일 역시 개장 초반부터 주식 투매 양상을 이어갔다.

파생시장 쪽에서도 찬바람이 부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내내 매도우위로 마감했다. 비차익거래 역시 12월 만기일에 5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보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비차익 순매도는 연말배당을 포기했단 사실에서 중요하다”며 “파생시장 관점에서 외국인은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이탈은 비단 한국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부터 선진국 시장(-69억달러)과 신흥국 시장(-15억8000만달러) 모두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신흥시장은 4주 연속 순유출이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차익실현이 두드러졌던 중국 펀드에 소폭이나마 순유입된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2억4840만달러), 인도네시아(-3260만달러), 말레이시아(-1360만달러) 등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손휘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추가적인 하락과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부각 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기조가 고조됐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후 하락을 거듭해 지난 15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60달러 이하(59.56달러)까지 추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55.91달러로 60달러 선이 무너진 뒤에도 여전히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급격한 유가 하락에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유가 하락이 비용부담 완화보다는 디플레이션 심화와 수요감소 우려를 자극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리스 정정불안과 일본 아베 정권의 선거 압승 등 정치적 이벤트까지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당장 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비둘기파’가 어느 정도 현재의 입장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문구가 삭제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다는 점에서 확정적이진 않단 지적이다.

대내적으론 기업이익 전망이 상향돼야 한다. 상황은 밝지 않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Korea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26조3000억원으로, 9월말에 비해 3.3% 하향 조정됐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이 기업 이익에는 긍정적이지만 물량 증가에 대한 의구심은 오히려 커졌다”며 “기업이익 전망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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