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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D-War〈디플레이션〉
저물가 덫에 빠진 글로벌 경제
소비·투자 위축 고용감소 악순환
각국 정상 “물가상승”외치는 중



‘저물가’가 저(低)의 공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계 각국은 물가상승을 외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는 저물가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과 저유가, 저출산 등 저의 공포가 저물가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돈을 마구 풀어댔는데도 물가상승률은 둔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풀린 돈이 금융기관을 살려놨지만,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물을 많이 흘린 다음 댐을 아주 높이 쌓은 형국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ㆍ물가하락)이 우려되는 이유다.

▶글로벌 경제 저물가의 덫=중국은 지난달 금리를 인하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경기가 둔화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

HSBC는 중국이 현재 공급(유가하락)과 수요(수출 및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 부진) 측면에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통화당국이 통화완화 기조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임태섭 맥쿼리증권 대표는 “중국정부는 소비 위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면서 “구조조정은 잉여생산설비의 문을 닫게 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고용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가 줄고 고용이 줄면 소비는 자연스레 감소한다. 중국경제가 한차례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아베 정권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 유가 하락이 겹쳐 물가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저물가 환경에서 돈을 쏟아 붓는 게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상승국면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이머징 마켓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나홀로’ 성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견인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도 저물가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금리인상을 미적대는 이유다. 유로존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가 경제대국 독일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의 공포 왜 무서운가?=글로벌 경제는 과잉생산에 따른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경제가 회복하려면 저물가 극복이 최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욱이 미국의 경기확장 국면이 2016년에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마저 디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고, 중국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친다면 세계 경제는 또 한차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디플레이션이 무서운가. 한국은 그동안 물가상승만 경험했다. 그것도 가팔랐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면, 국제 곡물가가 오를라치면 국내 물가는 요동쳤다. 수입 의존도가 높기에 더욱 그랬다. 사람들은 내일 물가가 오른다고 하면 오늘 물건을 사두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사재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가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물가상승률 둔화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질 경우 안그래도 위축된 소비심리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물가하락은 독약”이라고 단언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가가 떨어진다고 예상한 소비자들은 지출을 연기할 것이다. 물가하락은 소비 위축을 불러온다.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고용률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다시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 그래서 D의 공포가 무섭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운영체계로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3년(2013~15년)간 적용할 중기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5~3.5%로 설정돼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목표치를 크게 밑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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