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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SNS가 신용평가에 반영된다고?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갚을 능력과 거래 기간 등이 주요 대상이었던 개인신용평가에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행태, 가입신청서 기록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뱅크월렛카카오 등 IT와 금융의 결합이 가속페달을 밝고 있는 가운데 빅데이터를 활용한 평가방식이 전통적인 개인신용평가의 한계를 극복해줄 또하나의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2011년 3월 미국에서 창업한 대출업체 ‘렌도(Lenddo)’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아이디가 있는 사람에게 소액 대출을 하고 있다. 인터넷판 그라민은행인 셈이다. 그라민은행은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전 총리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은행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줘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길을 열어준 것으로 유명하다.


렌도에서 대출받기 위해서는 담보 대신 ‘렌도 점수’가 있어야 한다. SNS 지인 중에 연체자가 있으면 점수가 낮아지고 반대로 구성원들이 대출 상환을 제때하면 점수가 높아지는 방식이다. 렌도의 인맥 대출 서비스는 연 1.99%의 대출 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95%가량의 높은 상환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점수만 높다고 거액을 빌려주진 않는다. 연체를 막기 위해 차주(借主)는 자신의 월급 이상으로 돈을 빌릴 수 없고 대출 목적도 교육비와 의료비 등으로 제한된다. 렌도는 사업이 번창하며 지난 5월 블룸버그캐피털 등으로부터 800만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독일의 신용평가사인 크레디테크(Kreditech)는 기존 정보인 은행계좌 정보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이베이, 아마존 계정과 고객의 온라인 대출 신청서 등에서 수집한 최대 8000개의 요소를 분석해 대출신청자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크레디테크 사이트에서 대출과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읽은 것으로 확인되면 신용점수가 올라가고, 신청서를 성실하게 작성했는지도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자사 가입신청서의 문장에서 철자 오류, 약물중독 증세의 문장특성까지 분석해 심사에 반영한다.

중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부업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의 ‘캐비지’(Kabbage)사도 대출 결정에 전통적인 신용등급과 함께 신청자의 허락을 받아 페이팔과 이베이 등 온라인 지불결제수단 이용현황을 조사한다. 또 자사에서 신용평가를 받은 신청자가 자신의 SNS와 자사 홈페이지를 링크해놓으면 신용점수를 추가로 준다. 캐비지 측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자사 사이트와 연결해 놓은 신청자의 연체율이 평균 연체율보다 20%나 낮다”고 소개했다.

외국과 달리 국내 금융시장은 빅데이터를 단순히 실시간 마케팅의 보조수단으로 상당부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초 대규모 개인정보유출사태가 발생해 개인정보 악용에 대한 경각심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개인정보를 ‘활용’보다 ‘비밀’, ‘보안’의 측면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충근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용평가에서 다양한 원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우 우량 및 불량 고객 판별 성과가 높고 향상된 예측성과를 토대로 우량고객에 대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진다”며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IT기기 등에서 생산된 개인정보 기반 데이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보안산업의 발달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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