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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신세대 여성 “몸의 자본화”…쌍꺼풀·보조개는 기본 입술 문신까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의 신세대에 해당하는 북한의 ‘새 세대’ 사이에서 성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손전화’(휴대전화) 보유와 남한 영상물 시청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문화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북한 새 세대: 체제 전환 혹은 체제수호의 축?’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북한 새 세대 인식조사: 사회문화 영역 세대론의 존재 (불)가능성과 북한 새 세대의 문화적 실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김 교수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 세대는 유행에 따라 옷을 입고 성형수술이나 미용시술로 외모를 꾸민다”며 “북한의 새 세대는 물적 토대의 측면에서는 시장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새 세대’ 탈북자들이 답변한 남한 불법녹화물 시청 이유. [표=김성경, ‘북한 새 세대 인식조사: 사회문화 영역 세대론의 존재 (불)가능성과 북한 새 세대의 문화적 실천’]

특히 “북한의 여성 시장 새 세대의 경우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며 “쌍꺼풀, 보조개 수술은 이미 북한 전역에 널리 퍼져 있고, 눈썹, 아이라인, 입술 문신을 해서 좀 더 예뻐지려는 시도를 한다”고 전했다.

쌍꺼풀의 경우 평양에서는 의사가 직접 시술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아는 사람들끼리 집에서 모여 수술을 한다. 보조개 수술은 최근 국경지방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아름다움의 필요성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며 “장마당에 가서 물건이라도 팔라고 치면 그래도 예뻐야 된다고 말하는 젊은 여성부터 북한의 기업소와 같은 곳에서 일을 할 때 아름다운 여성들이 좀 더 좋은 자리에 일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사실상 북한의 새 세대 여성들은 자신들의 몸을 자본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 새 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예쁘다’고 느끼는 유행은 남한보다는 ‘중국풍’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북한의 중국과 활발한 교역, 중국 의존적인 시장, 국가의 상대적인 용인 등과 함께 남한 스타일을 따라할 경우 주변의 이목을 받는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새 세대는 휴대전화와 남한 영상물을 상당수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휴대전화와 남한의 영상물의 경우 세대를 뛰어넘어 북한 주민 전반에 걸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면서도 “새 세대는 휴대전화를 필요에 의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유행이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구별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새 세대가 유행에 따른 옷차림을 하거나 외모를 가꾸고 휴대폰과 남한 영상물을 시청하는 등 미약하게나마 소비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회구조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새 세대는 사상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는 교육체계 내에서 적극적으로 대항하거나 반항하기 보다는 오히려 순응적이거나 소극적으로 동조하는 양상을 보여준다”면서 “북한 체제가 교육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를 통해 순종적인 ‘인민’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어느 정도는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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