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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축산 기업 블랙홀 된 中…국내 축산 기술까지 흡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이 축산분야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축산 관련 기업 또한 중국기업의 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축산기술과 인프라가 중국으로 빠르게 이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최근 낸 ‘중국기업의 축산관련 해외 진출 확대와 유형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농림축산어업 해외투자규모는 지난해 기준 18억1000만 달러로 전체 대외투자액 1078억4000만 달러의 1.68%를 차지한다. 이는 2008년 0.31%에서 5년만에 1.37%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중국기업의 초기 해외농업투자는 국유기업이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민영기업이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그 투자유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해외에 직접 농산물기지를 건설해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것은 기본이고, 2009년부터 러시아에 투자해온 농간그룹처럼 토지자원 개발을 꾀한다던지, 투자국 시장을 점유하거나 무역장벽을 회피하기 위한 유형도 있다. 2010년 프랑스의 농기계 제조기업을 인수한 것처럼 기술향상을 노린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축산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초기 해외투자 목적은 중국 내 축산물 소비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였지만, 최근에는 단기간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축산기술을 빨리 획득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 초기에는 신규투자가 주를 이뤘지만, 점차 인수합병 혹은 생산기지나 가공공장을 임차해 진출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가령 솽후이그룹(雙匯)은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돈육기업인 미국의 스미스필드푸드를 71억 달러에 인수했고, 올해는 호주 빅토리아주 최대 육류 수출업체인 타브로도 사들였다. 광밍(光明)그룹은 2012년 영국 시리얼 생산업체 위트빅스푸드 지분 60%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호주 식품업체인 마나센을 매입하고,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기업인 트누바푸드 지분도 56% 인수했다. 올해 아시아 최대 곡물상 노블그룹과 네덜란드 곡물회사 나데라의 지분을 각각 51% 사들인 중량그룹(COFCO)은 내년까지 1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인수합병(M&A) 5개년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인터넷포털 기업인 왕이(網易)는 자국 내 축산관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유제품 기업 ‘이리(伊利)’의 축산자회사를 인수했고, 왕이는 친환경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중국 저장성 80만㎡ 부지에 양돈장을 건설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축산관련 기업 또한 중국기업의 해외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기업으로 축산기술 및 인프라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 안상돈 연구위원은 “중국기업으로의 축산기술 및 인프라의 급격한 유출을 막기 위해선 국내 축산 기업들의 자산 건전성 확보와 함께 신규 해외투자를 유치할 때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생산자단체도 중국 축산 기업의 해외투자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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