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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中企대출의 ‘꼼수’
고신용 중기위주 대출 총량 늘려
지원절실 8~10등급 대출은 ‘바닥’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왔지만, 실상 신용리스크가 낮은 고신용 중소기업 위주로 확대해 실적 총량만 높이는 ‘꼼수’를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자금 수요가 절실한 중ㆍ저신용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15일 한국은행이 2011년부터 2014년(상반기 기준)까지 9개 국내은행 대상으로 조사한 중소기업 신용등급별 대출 비중 현황을 보면 신용등급 1~3등급에 속한 중소기업 대출은 매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만 해도 24.6%에 머물던 비중은 올 상반기 현재 28.1%로 그동안 3.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4~7등급에 속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연속 하락했다. 2011년 74.6%를 기록했던 비중은 올 상반기 현재 71.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3.4%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4~7등급에 속한 기업의 대출 비중은 2011년 39.2%에서 올 6월말 현재 43.5%로 늘어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출 지원이 가장 목마를 8~10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0.6~0.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서도 또 다른 보신(保身)주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은행들이 실제 자금 해갈이 필요한 곳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은행의 대출 취급액을 보면 신용리스크가 높은 중ㆍ저신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은 감소한 반면 신용리스크가 높지 않은 고신용 중소기업에 대한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졌다”며 “이는 은행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긴 하나 중ㆍ저신용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여건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차별 관행도 여전하다. 시중은행들이 대기업들은 담보물 없는 신용대출을 많이 해주는 반면 중소기업에겐 담보대출 위주로 돈을 빌려주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8개 은행의 대기업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2%인데, 중소기업 대출에서 신용대출은 45.9%에 그쳤다. 나머지 54.1%를 차지하는 담보대출이 중소기업 대출의 주를 이루고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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