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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회 문건’ 파문, 15년 전 ‘옷 로비’와 닮은꼴?…부담스러운 檢
[헤럴드경제=장연주ㆍ김재현 기자]정윤회(59) 씨와 관련한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십상시’ 모임은 실체가 없고 문건도 ‘허위’라는 결론이 났지만 유출 수사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문건 유출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최모, 한모 경위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데 이어 최 경위가 지난 13일 자살해 ‘민정수석실의 회유가 있었다’는 유서를 남기는 등 검찰이 잇단 암초를 만나면서 수사가 미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수사는 처음부터 청와대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물의를 빚은데다 갈수록 대통령 비선 측근들을 둘러싼 권력암투설까지 다뤄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검찰은 15일 출석하는 박지만(56) EG 회장에 대해 ‘7인회’의 실체와 ‘미행설’, 정 씨와의 ‘권력암투설’까지 조사할 방침이어서 사건의 실체보다는 국정조사 사안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1999년 ‘무죄’로 일단락된 ‘옷 로비’ 사건과 유사하게 전개돼 그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윤회 문건’, 15년 전 ‘옷 로비’와 닮은꼴?=‘정윤회 문건’ 파문은 대통령의 측근과 관련된 의혹이 청와대 보고서 유출로 인해 불거졌다는 점에서 1999년 김태정 당시 법무부 장관 부인의 ‘옷 로비’ 사건과 닮았다. 옷 로비 사건은 당시 외화 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 씨가 남편의 구명을 위해 고위층 인사 부인들에게 고가의 옷 로비를 한 사건이다. 당시 옷 로비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내사 보고서가 밖으로 유출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고, 유출자로 지목됐던 박주선 국회의원(당시 법무비서관)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사상 최초로 특별검사가 임명돼 수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것은 앙드레 김의 본명 뿐”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성과는 미흡했다. 재판을 통해 옷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박 의원 역시 ‘내사결과가 무혐의일 경우, 해당 공직자에게 알려주던 관행’을 감안해 최종 보고서를 넘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박지만 회장, 檢 출석…‘7인회’ㆍ‘미행설’ 밝혀지나?=박 회장이 자신의 생일인 15일 직접 검찰에 출석함에 따라 검찰은 박 회장에게 입수된 문건 중 ‘정윤회 문건’이 존재했는지 여부와 청와대 유입 경로, ‘7인회’의 실체, ‘미행설’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미행설’은 지난해 11~12월 박 회장이 자신의 승용차를 따라오던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정윤회 씨 지시로 미행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받았다는 시사저널 보도 내용으로, 박 회장과 정 씨 간 파워게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미행설의 사실 여부는 양자 간 권력암투의 단면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가 이번 문건 유출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7인회’ 멤버에는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비롯해 박 회장의 비서 전모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7인회’의 실체 역시 양측 간 권력암투를 밝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14일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을 소환 조사한데 이어 조만간 정호성ㆍ안봉근 비서관과 조 전 비서관을 소환할 계획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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