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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초 中 채권시장 진입 쾌거”
- CIBM 투자승인 획득…외환은행 강창훈 본부장
홍콩 딜러근무 경험 中공략 선봉장
“중국과 새 국제금융질서 확립 기대”



중국이 한국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하지만 금융부문에선 아직 이 말이 낯설다. 닫혀 있는 중국 자본시장. 그렇다고 접근조차 할 수 없을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중국 인민은행의 ‘중국 은행간 채권 시장(CIBM) 투자 승인’을 획득한 주인공 강창훈<사진> 외환은행 자금시장본부장(상무)은 중국 자본시장을 이렇게 말한다. “기존 국제금융시장은 정치질서와 같이 판이 짜여져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주변인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가 만든 무대에서 우리는 중국정부와 협력하며 새로운 판을 만들 기회가 왔다.”


원ㆍ달러 직거래 시장이 개설됐을 때 미국인이 휘젓고 다녔다. 선진금융인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당시를 회상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강 상무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금융은 문화와 네트워크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응집력이 궁극적인 파워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는 우리와 중국이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금융은 자연과학처럼 배우고 이해한다고 실현되는 게 아닙니다. 특정 사회에 적용되고 경험을 통해 체득돼야 합니다. 중국은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쉽습니다.” 한국금융의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대목이다. 그는 외환은행에서 몇 안되는 중국통. 1987년 입행 후 지금까지 딜링 업무를 주로 맡았다. 특히 홍콩에서 수년간 근무하며 중국을 새롭게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됐다. 강 상무는 지난해 7월 자본시장본부장이 되면서 줄어드는 수익 추구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메이저 통화마켓보다 주변 마켓을 뒤지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중국의 규제를 모조리 들여다 봤다. 찾아낸 틈새는 CIBM.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무역결제에서 우수한 실적과 역량을 보이는 해외 무역결제 은행에 한해 제한적으로 채권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 이 진입장벽을 외환은행이 뚫어버린 것이다.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위안화 무역결제 관련 자금을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향후 국내 수출입업체가 외환은행을 통해 대중국 무역 결제 업무를 수행하고 위안화 자금을 예치할 경우, 중국 본토의 고금리 채권 시장을 통한 효율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은행의 쾌거는 원ㆍ위원화 직거래 시장 개설과 맞물리면서 상승효과를 냈다. 강 상무는 “중국에 투자할 기회를 많이 확보해 줘야 위원화 수요가 늘어난다”고 강조한다.

홍콩현지투자법인에서 외환위기를 경험한 강 상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외화자금을 조달하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외환은행. 이제 또 어디에서 외환은행의 깃발을 나부끼게 할지 주목된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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