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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유출의 威力…신용카드 발급장수 6년8개월來 최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나라의 개인 신용카드 발급장수가 6년 8개월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초 대규모 정보유출에 따라 해지 비율이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장식용 카드’는 없애겠다는 풍토가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용카드 대체재로 체크카드의 사용문화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고 8개월만에 700만장 넘게 줄어=한국은행이 집계한 ‘개인 신용카드 발급장수’에 따르면 9월말 현재 8607만1000장으로 지난 2008년 1월(8578만4000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 신용카드는 2008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09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1억장을 돌파했다. 그 후 2011년 8월에 고점(1억1648만5000장)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됐다.

2013년 8월까진 1억장대를 유지하다 9월부터 다시 9000만장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정보유출이 터진 올해 1월부터 규모가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더니 사고 8개월만에 무려 739만7000장이 증발했다.

법인카드를 포함한 전체 신용카드 발급장수(9294만3000장)도 2008년 8월(9286만장)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9월말 기준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3.4장이 됐다.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2007년 처음으로 4장을 뛰어넘었다. 2012년부턴 5장을 육박하는 카드 인플레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9월부터 다시 4장 밑으로 떨어졌고 이젠 3장대도 위협받고 있다.

법인카드를 제외한 개인 신용카드만 따지면, 1인당 보유량은 3.2장이다.


▶‘대체재’ 체크카드 부상=이에 비해 체크카드의 발급장수는 고공행진 중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1억600만장으로 작년말보다 400만장이 늘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약 3.9장씩 갖고 있는 셈이다. 체크카드는 정해진 자산 안에서 과소비를 조절할 수 있고, 소득공제 헤택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금융당국이 적극 추진한 휴면카드 정리 작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국내 신용카드사에 등록된 휴면카드는 952만2000장으로 집계됐다. 2010년 한때 3100만장이 넘었던 휴면 신용카드는 매년 줄면서 올 6월말 처음으로 1000만장 아래로 내려갔다. 2012년 10월 금융당국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자동 해지하는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쓸 곳만 쓰자” 분위기 확산=한은 관계자는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올해 1월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건 이후 휴면카드 자동해지 증가로 크게 준 데 비해 체크카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소득공제 혜택 등이 부각되면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복잡했던 혜택을 단순화시켜 상품에 담는 ‘심플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추세도 발급장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개인부채 증가 위험에 따라 신용카드를 꼭 필요한 곳에만 쓰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액 558조원 가운데 일시불 결제가 전체의 72%(401조원)을 차지했다. 카드 사태 전후인 2001년 27.1%, 2002년 29.1%, 2003년 39.5%에 비해 크게 늘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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