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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잇따른 악재에 고개숙인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불법논란에 이어 최근 승객의 안전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ㆍ38)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잇따른 악재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 (사진=게티 이미지)

지난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우버택시 운전자가 26세 여성 승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버 영업이 전면 금지됐다. 인도는 미국 다음으로 우버 이용자가 많은 지역이라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버(Uber)를 개발한 트래비스 칼라닉은 그동안 “승객이 우버 앱에 등록된 운전자의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일으킨 운전자는 성폭행 전과자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우버 본사가 범죄 이력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고용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우버 서비스는 이달 초 기업가치가 4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진=게티 이미지)

칼라닉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과문에서 “뉴델리에서 발생한 이번 일은 정말 끔찍하다”며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및 그 가족의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 정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칼라닉은 “현재 인도에선 사업용 운전자들에게 허가를 내줄 때 신원조사 단계는 거치지 않는다”며 “앞으로 허가 절차에 신원조사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 인도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우버택시는 검색부터 요금결제까지 스마트폰 앱 하나로 해결해주는 간편한 서비스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어 왔다. 예약제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승차거부를 당하지 않고, ‘터치 후 5분 안에 도착한다’는 칼라닉의 원칙 덕분에 차를 기다릴 필요도 없어 큰 호응을 얻었다.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우버택시는 전 세계 45개국 218개 도시로 뻗어 나갔다. 우버의 기업가치도 400억 달러(약 43조 9400억원)까지 뛰었다. 우버의 인기에 힘입어 칼라닉 본인도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호 명단에 처음 진입했다. 집계된 그의 자산은 30억 달러(약 3조2900억원)다.

지난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우버택시 영업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이 대규모 반대 집회를 벌였다.(사진=게티 이미지)

그러나 우버의 인기가 오르면 오를수록 논란도 커져갔다. 진출하는 도시마다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분노에 직면했고, 시 정부가 잇달아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칼라닉은 곤경에 처했다. 스페인 사법부는 지난 9일, 우버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네덜란드도 운전자의 불법성을 문제삼아 영업을 금지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정부도 우버택시를 고발한 상태다.

칼라닉은 평소 “어디를 가든 적이 있고 그들과 싸울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번 뉴델리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으로 안전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벽에 부딪혔다.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거만하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늘 당당한 칼라닉이지만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콘퍼런스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SF(TechCrunch Disrupt San Francisco) 2014’에선 약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불법논란에 이어 안전성 문제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사진=게티 이미지)

사회자는 칼라닉에게 “요즘 당신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정치인가, 경쟁업체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 각국 정부가 영업정지를 내리고 우버를 모방한 유사업체 리프트(Lyft)까지 등장한 상황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칼라닉은 “스트레스가 나를 죽일 것 같다”고 답했다. 혁신과 불법논란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그의 고충이 담긴 대답이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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