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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처형 1년] 장성택 이후 뜬별과 진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이후 북한 권력구도는 롤러코스트에 견줄만 했다. 권력순위가 뒤바뀌기를 반복해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케 했다.

장성택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리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3대에 걸쳐 권세를 누렸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그가 떠난 이후 북한 권력지형도가 요동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도 있다. 장성택 처형은 북한에서 절대신성시하는 김일성 가계인 ‘백두혈통’ 인물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의 몰락이 눈에 띈다. 김경희는 지난해 장성택 처형 직후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사망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국태 장례식은 물론 김정일 2주기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경희는 지난 3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동명이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이미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당국은 김경희가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으로는 일선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형제인 김정남 역시 동남아와 유럽 등 해외를 떠돌며 김정일 생존 때보다 옹색해진 신세다.

반면 또 다른 백두혈통인 김여정은 이들과 대조적으로 화려한 등장이 계속되고 있다. 1987년생으로 알려진 김경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때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호명되면서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김정은의 현지지도 등 ‘1호행사’를 관리하는 국방위원회 행사과장 겸 당 선전선동부 행사과장으로 활동하다 당 서기실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최근 북한 매체를 통해 당 부부장으로 소개됐다.

당 부부장은 우리의 차관급으로 김여정은 당 핵심부서로 꼽히는 선전선동부를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경희가 당 국제부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김여정이 훨씬 더 문고리 권력에 가깝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백두혈통 밖으로 눈을 돌리면 최룡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단연 눈길을 끈다. 최룡해는 군 총정치국장과 차수 계급을 황병서에게 넘기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꿰차면서 황병서를 다시 밀어냈다.

최룡해는 특히 지난해와 올해 특사자격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이어 만나면서 ‘넘버 2’ 자리를 공고히했다.

황병서 역시 3인자로 밀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평가다.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까지 공군사령관을 역임했던 리병철 당 부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리수용 외무상도 장성택 이후 뜬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리병삼 인민내무군 정치국장, 리영수 당 근로단체 비서 등 장성택 라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장성택 인맥 솎아내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9월 20여명, 10월 10여명이 ‘반당 종파행위’와 ‘뇌물수수 및 마약복용’, ‘유일영도체계 위반’ 등의 혐의로 처형됐는데 사실상 장성택 숙청의 후속조치라는 분석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장성택 처형 죄목으로 나열했던 각종 명목의 돈벌이 장려, 부정부패 등을 내세워 정치적 숙청을 지속하면서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김정은 유일영도체제 구축을 위해 숙청작업과 고위급인사의 전격 발탁 및 퇴진, 원로세대 퇴진 등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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