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일모직 목표가 제시 인색한 증권가 왜?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서있는 제일모직의 공모 청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정작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제시하는데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키움, 하이투자, KTB, LIG투자증권 단 4곳 뿐이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내에서 가진 위상과 오너 일가 지분이 많아 장기투자주식으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지난달 삼성SDS가 증시에 입성할 때와도 사뭇 다르다. 삼성SDS의 경우 상장 한달전부터 10여군데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내놓았다. 제일모직의 공모 열풍도 삼성SDS를 압도한다. 제일모직은 지난 10일 청약 첫날에만 경쟁률 평균 38대1에 증거금만 6조원이 몰려 삼성SDS의 공모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증권가가 제일모직의 몸값을 산정하는데 주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제일모직은 다른 상장사와 달리 사업가치만 보는게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를 함께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잡기 까다롭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개별사업의 수익성, 향후 전망 이외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주가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분석해야하는만큼 다른 기업과 같은 잣대로 측정하기는 어려운 편”이라면서 “패션과 건설, 식자재 사업도 삼성그룹이란 캡티브 마켓(계열사간 내부시장)을 가진 특수성 때문에 다른 동종업체와 달리 다각도로 고려해야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제일모직 상장 후 신중하게 목표주가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제일모직의 신수종사업 방향성과 실적 추이를 좀더 지켜보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을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올해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제일모직의 패션과 건설, 식자재사업은 매출과 이익성장률이 미미한 편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수혜 기대감은 높지만 실적의 구조적인 성장성이 뒷받침되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제일모직이 키우는 중국 패션사업과 바이오사업의 성과는 사실상 2~3년 후에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리서치센터가 강한 국내 대형사 6곳이 제일모직 상장주관사나 인수단으로 참여한 점도 목표주가가 사라진데 한몫했다. IPO에서 상장주관사나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투자 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낼 수 없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