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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3저 <저성장·저물가·엔저> 빠진 한국경제‘저성장’늪에
소비·투자침체으로 수요부진
저금리는 가계부채 상승 부채질
저유가 지속도 경제성장률 저해


한국경제가 ‘저성장-저물가-엔저’ 등 신 3저(低)의 늪에 깊숙히 빠져들고 있다. 3저현상(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힘입어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와는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가 극심한 수요부진으로 이어지고 신3저로 인해 다시 수요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소비 및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3분기의 경우 1% 증가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 역시 설비투자가 지난 3분기에 전기보다 0.5% 줄어들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침체는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이는 저물가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 1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0%로 0%대를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담뱃값 인상분을 포함하고서도 내년 물가상승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유가 하락 행진은 저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한국경제에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돼 이들과 경합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매출감소와 수익악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한국의 주력산업 대부분이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에 치이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엔/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저달러 현상으로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며 수출 호조를 이뤘던 상황과 정반대다.

환율과 함께 1980년대 경제 호황을 도왔던 저금리, 저유가 현상은 오히려 경제의 악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기조는 한국 경제의 또다른 잠재위험요인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계부채 상승은 움추러든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더욱 움켜쥐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가계부채가 1060조원을 넘어섰다.

저유가 역시 기업이나 가계의 비용 절감 효과는 축소되고 경상성장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상성장률의 한축인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경상성장률은 세수와 직결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유가하락이 저물가와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공식 진단했다.

악재가 겹겹이 쌓이며 2010년 이후 4년만인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다시 세계경제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KDI는 지난 10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한국 경제가 3.5% 성장해 세계경제성장률 3.8%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에 6%대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에 진입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DI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내수부진과 낮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어느 정도의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경제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 정책을 차질없이 이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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