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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 노벨상 메달 돌려준 대인은 ‘러시아 최고 갑부’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경매에 나온 한 과학자의 노벨상 메달을 낙찰받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힌 ‘러시아 최고 갑부’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대인의 모습을 보인 주인공은 바로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Alisher Usmanovㆍ61) 회장이다. 그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 50위에 올라있는 슈퍼리치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자산 규모는 158억 달러(한화 약 17조5000억원)로 평가된다.

우스마노프 회장은 지난 4일 뉴욕 경매에서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86)의 노벨상 메달을 낙찰받은 주인공이 자신임을 공개하며 이 메달을 원주인에게 돌려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왓슨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기능을 밝힌 공로로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지만 최근 생계상의 어려움으로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놨다. 우스마노프 회장은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한 사실을 공개하며 암 치료 연구에 밑거름을 제공한 왓슨을 돕기 위해 경매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상 메달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며 진정한 대인의 모습을 보인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

그는 “뛰어난 과학자가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메달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며 “왓슨은 인류역사의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이며 그 업적을 기리는 상은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스마노프의 공식 직함은 러시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Metalloinvest)의 회장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그는 광산ㆍ목재 등 러시아의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부(富)를 축적했다.

지금은 정보기술(IT)ㆍ미디어ㆍ통신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메가폰(MegaFon)과 미디어그룹인 수프미디어 등의 최대주주다. 오락ㆍ스포츠 전문 채널 ‘7TV’ 등 방송국에도 투자하고 있다.

우스마노프 회장은 다른 올리가르히(소련 붕괴 후 거부가 된 신흥 재벌)와 달리 페이스북과 그루폰, 트위터 등 해외 IT 분야에도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의 노벨상 메달.

그는 최근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 등에 투자를 진행해 최대 500%의 투자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IPO를 통해 250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우스마노프는 최근 인도 IT 기업,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아스날’ 구단의 주요 주주로도 유명하다. 우스마노프는 34세까지 수감생활을 한 후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부를 일궜다.

그는 아버지가 검사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보냈다. 평소 외교에 관심이 많았던 우스마노프는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에 입학해 1976년 국제법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온 그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6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1986년 초 풀려났고 2000년 우즈베키스탄 대법원은 그의 사기죄를 무혐의 판결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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