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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월드GP 태권도 ‘호구’ 만든 전자호구
[헤럴드스포츠=박성진 무술 전문기자]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연이어 열린 태권도 월드그랑프리파이널대회와 월드컵단체전대회에서 전자호구 헤드기어에 중대한 오류가 발생해 경기가 중단되고 항의가 이어지는 등 대회 진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발차기를 시도하지도 않았는데, 머리득점 3점이 올라가고, 5명이 출전하는 단체전에서는 30점의 점수가 한꺼번에 올라가는 등 대회가 지속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된 것은 전자호구 중에서도 헤드기어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012런던올림픽에 처음 전자호구를 도입했고 좋은 평가와 함께 성공적으로 대회를 끝냈다. 당시에는 몸통 득점의 측정에만 전자호구가 사용됐다. WTF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머리 득점에도 전자호구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올해 초부터 전자호구 헤드기어를 실제 대회에서 사용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정원 총재가 전자호구 문제가 발생한 후 심각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전자호구 헤드기어에 심각한 문제가 표출된 것이다. 조정원 총재를 비롯한 WTF 지도부는 이번 전자호구 문제 발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된 것은 대도 전자호구.

3일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한국의 차태문과 멕시코의 빌리야 다미안과의 남자 -58kg급 8강 경기에서, 양 선수 모두 발이 상대의 머리 근처로 향하지 않았음에도 머리 득점 3점이 표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여자 -49kg급 준결승인 스페인의 야게 브리히다와 프랑스의 아지에즈 야스미나의 경기에서도 발생했다.

차지도 않았는데, 점수가 표출되는 ‘헛득점’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대도 전자호구는 지난 10월 맨체스터그랑프리에서도 사용됐었다. 이 대회에서는 명백히 머리에 발이 적중됐음에도 점수가 표출되지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었다. 이에 대해 WTF와 선수 및 지도자 등 관계자들은 어차피 똑같이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것이므로 동일한 조건이고, 전자호구 헤드기어 기술이 여전히 발전 과정에 있는 점이라는 점에서 양해를 하고 넘어갔었다.

대도 측에서는 “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 (일부 득점이 표출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호구의 민감성을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전자호구 헤드기어를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취약성이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란 코치가 ‘헛득점’이 발생하자 항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민감도의 레벨을 낮춘 후에도 문제는 지속됐고, 결국 그랑프리대회 이후 열린 월드컵단체전에서는 전자호구를 사용하다가 비슷한 문제가 계속 심하게 발생하자, 결국 일반호구로 급히 변경하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에서 반발이 심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호구를 하지 않고 일반호구로 하면 특정 국가, 즉 개최국인 멕시코나 한국에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현재 전자호구 업체는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스페인 회사 대도와 한국 회사인 KP&P 두 개가 있다. 올해 열렸던 그랑프리대회에서 주로 사용됐던 것은 대도였다. 쑤저우, 아스타나, 맨체스터, 케레타로 등 총 4번의 그랑프리 대회에서 대도가 3번, KP&P가 1번 사용됐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었던 KP&P 측에서는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WTF에 표명했으나 대도 측에서 적극적인 베팅을 통해 기회를 선점한 상황이라 WTF에서도 별다른 구제책을 내놓지 못했었다. 총분히 공정한 기회와 검증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한 쪽 회사로 기울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도 전자호구는 현재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에서 보여지는 시간, 점수 등 숫자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총괄하는 스위스타이밍 사에서 대도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한국 업체인 KP&P는 WTF의 평가에서 기술적인 면에서만큼은 대도에 비해 높다는 내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WTF 내부적으로는 ‘올림픽에는 대도를, 세계대회에는 KP&P를 사용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대도 전자호구가 심각한 오류를 표출함에 따라 WTF의 올림픽 전자호구 사용 계획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kaku6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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