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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우리은행 이광구號 출범…첫 미션은 ‘논란 잠재우기’
민영화 실패·서금회 논란 속 첫발…조직 안정화·슬림화 초스피드 인사로 승부수
이광구 차기 우리은행장은 현재 은행에 없다. 동고동락한 이순우 현 행장에게 누가 될까봐, 또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공식 취임 전까지 서울 모처에서 변화된 우리은행을 구상 중이다. 외부와 접촉을 끊고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광구 호(號)의 첫 출발은 순탄한 편이 아니다. 서금회 논란이 신관치금융 또는 정치금융이니 하는 의혹으로 번지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곱지않은 시선이 그것이다. 게다가 4전 4패의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위상은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이 차기 행장은 지난 8일 조직개편을 통해 진용을 갖췄다. 최종 행장 후보로 결정된지 3일만이다. 초스피드 인사다. 관례처럼 여겨지던 일괄사표조차 없이 곧바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분오열된 조직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결재는 이순우 행장이 했지만 그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인사였다. 덩치는 줄이고 영업맨을 대거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 ‘알짜은행’을 만들어 민영화를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빨랐지만 고민의 흔적은 묻어났다. 채널안배에 공을 들인 점도 주목된다. 자신을 제외한 11명의 집행부행장 중 4명을 빼고 5명을 새로 들였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각각 5명, 6명으로 선임해 균형을 맞췄다. 행장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뤘던 김승규 부행장과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유임시켰다.

조직은 더 슬림화됐다. 63개 본부가 56개로 줄었다. ‘신성장동력’과 ‘영업력강화’를 위해 스마트금융과 자산관리부서를 강화했다. 우리은행 안팎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며 첫 조직개편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 성패는 선장에 달렸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각종 논란은 그의 리더십을 흔들 수 있다.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락한 우리은행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최종 목표인 민영화를 위해선 영업력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 계열사가 모두 떨어져나간 상태에서 이전보다 높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두배, 세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차기 행장은 심층면접에서 “현재 275조원인 자산을 매년 15조원씩 늘려 3년 안에 300조원으로 만들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아이디어맨으로 소문난 그의 머리에서 과연 어떤 묘수가 나올지 이달 말 그의 취임사가 기다려진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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