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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뱅크월렛카카오 한달…절반의 성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뱅크월렛카카오(뱅카) 서비스가 지난달 11일 출시 이후 한달이 지났다. 기존 모바일 송금방식에 비해 절차를 혁신적으로 간소화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서비스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여전히 보안을 의심하는 의식도 많아 최종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밥값 ‘n분의 1’ 간편해져”=뱅카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뱅크머니’에 돈을 충전한 뒤 카톡 친구에게 송금하거나 온ㆍ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또 은행에서 발급한 현금카드를 모바일로 카드로 등록, 자동화기기(CD/ATM) 현금인출과 계좌이체 및 온ㆍ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뱅크머니를 통해 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나 공인인증절차 없이 카톡 메시지 보내듯이 1, 2초 내에 송금할 수 있다. 이같은 기능은 각종 회비, 경조사비, 음식값 나눠내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직장인 박모(34) 씨는 “회사 동기들하고 밥 먹은 다음 식비를 한 사람이 결제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n분의 1’해서 보내주는 데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용자환경(UI)이 매우 단순해 내용이 한눈에 들어와 조작이 복잡하지 않고, 카톡과 유사해 사용이 친숙하다는 반응이다. 뱅카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출시 20여일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간편소액송금 툴에 그치나=하지만 송금 한도가 1회 10만원, 1일 50만원이라 아직은 소액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대 50만원을 보내려고 해도 다섯번에 나눠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 바엔 기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겠다는 반응도 많다.

돈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뱅카 앱이 설치돼 있어야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또 아직 경남, 기업, 씨티 등 일부 은행의 계좌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


뱅크머니를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현금처럼 쓸 수 있지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현재로선 CU편의점이 유일해 일반 상점들의 인프라 구축이 갖춰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NFC(근거리무선통신)형 뱅크머니를 선택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형 스마트폰과 SK텔레콤, KT 통신망에서만 가능하다. 아이폰이나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온라인 송금ㆍ결제으로만 사용이 제한된다.

모바일 현금카드도 아이폰이나 LG유플러스 사용자는 등록이 안된다. 또 뱅카 모바일 카드는 기존 신용카드사들의 앱 카드와 큰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뱅카가 간편송금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페이팔처럼 되는데 한계”=NFC형 뱅크머니와 모바일 현금카드 등록을 위해선 어차피 PC로 뱅카 웹사이트에 접속, 액티브X를 설치하고 공인인증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대학생 윤모(24ㆍ여) 씨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아직은 보안이 염려스러워 가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결제연구팀은 뱅카에 대해 “기존의 뱅크월렛이 카톡 플랫폼만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주기 어렵다”며 “페이팔이나 알리페이와 같이 선불지급수단을 활용하지 못해, 독자적으로 다양한 지급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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