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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년만의 ‘초엔저’ 약될까, 독될까?…14일 총선 최대 쟁점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 엔화가 심리적 저지선인 120엔을 돌파하면서 일본 내에 엔저 득실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다.

달러당 120엔을 돌파한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 채산성을 높이고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증가시킨 반면, 임금상승 없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가계살림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7일 ‘2014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엔저’를 비교하면서 “엔저 공과가 14일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7년 전과 닮은꼴=엔달러 환율은 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121.79엔까지 상승하며 7년전인 2007년 6월의 124엔대를 위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종합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실효 환율이 1973년 1월 이후 4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

초엔저에 따른 수출증가 기대감에 이날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기업 주식 매수가 이어지면서 장중 한때 1만8000을 돌파했다.

이는 금융위기 전인 7년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엔고로 인해 일본 증시가 8000대로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2015년 3월기(2014.4~2015.3) 순이익은 2조엔으로 7년 전 1조7278엔을 웃돌 전망이다.

2011년 10월 달러당 75엔대의 초엔고를 보였던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도요타의 경우 엔화가치가 1엔 떨어질 때 약 700억엔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엔저 훈풍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올해 사상 최대인 1300만명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2007년 엔저 때인 834만7000명보다 60%가량 많은 것이다.

일본 관광청 장관은 “엔화 약세에 힙입어 2000만명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점은?=그러나 2007년 엔저와 올해는 다른 점도 많다.

무엇보다 무역수지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일본의 2007년 상반기 무역수지는 5조6000억엔 ‘흑자’인 반면, 올해 같은 기간에는 5조4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초엔고로 인해 대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면서 엔화약세로 인한 수출이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급격한 엔화약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은 ‘엔저도산’에 직면했다. 올들어 11월까지 도산한 중소기업은 지난해의 2.7배에 달했다.

가계살림은 더 쪼그라들었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소비세 인상과 수입물가 상승이 덮쳤다.

실질임금지수는 지난 10월까지 16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일본내 가솔린 가격은 국제유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엔저로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가솔린 가격은 전국 평균 리터당 138.9엔이었지만 올해 157.4엔으로 더 높았다. 국가 생활물가의 지표가 되는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은 7년 전 290엔이었던 반면 올해 401엔으로 처음 400엔을 돌파했다. 초엔고 때보다 81엔 비싼 것이다. 이는 수입 소고기 등 식재료값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엔저로 불붙은 총선=엔저 효과에 대한 양극화는 총선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야당은 주말 유세전에서 엔저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집중 공격했다.

야당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일주일에 4~5엔 움직이는 엔저는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엔저 때문에) 식료품 등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다. 국민에게 아무것도 좋은 것이 없다(생활당 오자와 이치로 대표)”, “수출기업과 내수형 기업 격차가 벌어졌다(사민당 요시다 다다토모 대표)” 등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맞서 아베 총리는 도쿄내 연설의 20%를 엔화 약세에 할애하면서“해외관광객이 민주당 정권시대보다 500만명 늘었다”며 배수진을 쳤다.

아울러 “민주당 시절 엔고로 많은 기업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고 국내 공장을 폐쇄했다”며 “아베노믹스로 상황을 일변시켜 지난해보다 일본에 투자하겠다는 기업 계획은 12%나 늘었다”고 장점을 부각시켰다.

/cheon@heraldcorp.com


2007년 vs 2014년 일본 엔저 상황 비교

기준 2007년 2014년
엔/달러 환율* 124.07엔 120.17엔
닛케이평균지수* 1만8188.63 1만7920.45
무역수지(상반기) 5.6조엔 흑자 5.4조엔 적자
도요타자동차 순이익 1조7178억엔(2008년3월기) 2조엔(2015년 3월기 전망)
일본 찾은 외국인 수 834만7000명 1300만명(전망)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100.8(6월) 103.6(10월)
일반 가솔린 가격(1리터 기준) 138.9엔(6월25일) 157.4엔(12월1일)
맥도날드 빅맥 가격 290엔 401엔
가케우동 가격(국물만 있는 우동) 105엔 130엔

*엔/달러 환율(도쿄시장 오후 5시 현재)과 일본증시(종가)는 2007년 6월 22일, 2014년 12월 5일 기준.
**가격은 소비세 포함. 빅맥 가격은 일본내 최고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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