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40% 중반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검찰의 사이버 검열과 카카오톡 메시지의 사찰 논란이 일었던 10월 마지막주 지지율 보다 1.2% 포인트 낮은 것이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전주 보다 3.6% 포인트 하락한 46.3%로 조사됐다.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4.4% 포인트 상승한 45.8%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가운데 ‘잘못하는 편’ 수치는 1.1% 포인트 하락한 반면 ‘매우 잘못함’ 수치가 5.5% 포인트나 늘었다.


특히 정윤회 씨 ‘국정개입 문건’ 논란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와 관련해 정부 핵심요직에 있던 인사들이 경쟁하듯 흙탕물 공방을 한 지난 5일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42.2%까지 하락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12월 1주차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42%로 유사했다. 이는 지난 7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파동으로 40%를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수치다. 부정 평가(49.3%)도 역대 최고치인 50%에 근접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당지지층, 이념성향, 지역, 연령 등 모든 계층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비선실세 의혹이 ‘법체계를 흔드는 중요한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식(62.7%)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50대, 60대 이상 지지율과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은 반대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조사에선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빠졌다”며 “특히 중도층ㆍ사무직에서 하락폭이 컸다. 청와대 전ㆍ현직 비서관 간 공방이 이어진다면 향후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한편 한국갤럽에서는 박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높았던 이유로 ‘소통 미흡’(14%) 수치가 늘어난 데 주목했다. 한국갤럽은 “부정평가 이유 가운데 ‘소통미흡’ 지적과 ‘인사문제’ 지적이 전주보다 각각 3% 포인트, 5% 포인트 늘었고 응답자의 1%가 ‘정윤회 문건’ 파문을 직접 언급했다”며 “이는 모두 연관된 내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직무 평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