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서비스ㆍ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이 항공기 승무원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이륙 직전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해 월권 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 시각) 오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도중 후진으로 탑승구로 돌아가 사무장(최고 책임 승무원)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출발이 11분가량 지연돼 함께 탑승했던 250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가 이례적으로 탑승구로 돌아갔다 다시 출발한 것은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면서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 1등석 서비스를 담당했던 한 승무원이 탑승 중이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를 건넸고, 이에 조 부사장이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며 큰 소리로 승무원을 혼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매뉴얼상 1등석의 경우 승객의 의향을 물어본 뒤 견과류를 지정된 접시에 담아 건네야 하는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즉시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당황한 사무장이 태블릿 PC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내리도록 조치한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 딸인 조 부사장의 행위가 지위를 이용한 월권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 항공법에는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은 ‘기장’이 한다(50조1항)’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의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이 당황했는지 매뉴얼을 제대로 못 찾으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무장은 내리게 하고 부사무장에게 직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것”이라며 “사무장이 내리는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안내방송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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