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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絶緣, 斷交 했다는 박 대통령...비서진 읍참마속 ‘난망’ 속 대국민 입장표명 건너뛸까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유출 사태에 정면 대응하고 있지만, 국정 혼란으로 인한 민심이반을 제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건=찌라시(증권가 정보지)’라는 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확고한 데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및 실세 ‘비서관 3인방(이재만 총무ㆍ정호성 제1부속ㆍ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에 대한 교체 지적에도 두터운 신임을 내보여서다. 전례없는 ‘비선의 국정농단 의혹’ 속에 박 대통령은 우호세력을 통한 입장 표명만 하고 있어 대 국민사과 등 민심수습책도 물건너 간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윤회ㆍ박지만과 ‘무관’ 강조에 힘쓴 朴=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금기어’가 되다시피한 정윤회 씨와 자신의 친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선 국정 개입’ 및 정씨와 박 회장간 ‘권력암투설’이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정국 정면돌파 시도인 셈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 씨에 대해 “오래 전에 떠난 사람”이라고 했고, 박 회장에 관해선 “부부를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떠난 사람과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 권력암투를 벌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국정혼란 야기의 책임은 문건 유출과 언론보도에 있다고 재차 규정했다. 그는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를 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문건 보도가 나온(11월 28일)지 사흘만인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사건이고, 의혹이 있는 것같이 보도한 언론이 문제라고 규정했었다.

▶비서진 신임 재강조=박 대통령은 또 ‘비서관 3인방’에 대해 “(세 사람은) 내 곁에 15년간 있었다. 물의를 일으키거나 잘못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참석자들에겐 “이들이 무슨 권력자냐. 일개 비서관일 뿐”이라고 말한 걸로 전해졌다. 이들 3인방은 문건에서 정 씨의 지시를 받아 주요 인사에 개입한 걸로 표현된 인물들이다.

박 대통령은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취임 이후 오늘까지 2년 동안 제대로 발 뻗고 쉰 적이 없는 날들이었다”며 “이 자리에 계신 비서실장님과 수석 여러분들을 신뢰하고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숱한 의혹의 한복판에 있는 인물들에게 연거푸 신뢰를 보낸 것이다. 혼란스러운 국정을 일신하려면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여권에서조차 나오는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은 타의에 의한 개편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걸로 풀이된다.

▶檢 수사 발표 후 대국민 사과(?)=박 대통령이 문건 유출 관련 입장 표명이 청와대 회의나 새누리당 지도부간 대화라는 ‘간접 채널’로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사태의 파장이 메가톤급으로 확대돼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마당에 대통령이 먼저 국민 앞에서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때도 ‘대국민 사과’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참사 발생 34일만에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눈총을 샀었다. 일단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 관련한 입장을 찌라시로 인한 사달로 정리했기에 대국민 사과의 형식을 취한 입장 표명 가능성은 낮다. 다만 국민적 의혹 해소에 진척이 없다면, 연말께로 전망되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 직후 어떤 형태로든 사태를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형식을 취할 걸로 점쳐진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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