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취재X파일] 미생 히트에 송도가 긴장하는 이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케이블채널 tvN의 인기 드라마 ‘미생’이 히트를 치면서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등극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모이면 날씨 얘기 대신 미생 얘기로 대화를 시작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미생의 초히트로 송도 부동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왜냐하면 내년 1월께 국내 최고 높이(지상 68층, 높이 305m) 빌딩이자 송도의 랜드마크 초고층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로 대우인터내셔널이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빌딩에서 바라본 송도국제도시 전경.

미생에 나오는 원인터내셔널의 배경은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이 쓰고 있는 서울역 앞 빌딩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입니다. 미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울스퀘어와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송도에서는 자칫 대우인터내셔널이 이 여세를 몰아 서울스퀘어에 잔류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겁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송도 이전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 7월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동북아무역센터가 준공되어 소유권이 대우인터내셔널로 이전되었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 빌딩의 9~21층을 사용하게 됩니다. 2~33층 중 대우인터내셔널이 사용하는 공간 외에는 국내외 유수기업과 상업시설 등이 입주하게 됩니다.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전경.

36층과 37층은 연회장, 레스토랑, 회의실 등 호텔 부대시설로 사용되고 38~64층은 423실의 고급 레지던스 호텔, 65층은 전망대로 사용됩니다.

국내 최대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송도 동북아무역센터로 이전하면 약 1500여명의 직원이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송도로 출근 지역을 바꾸게 됩니다. 사옥 이전에 따른 직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는 860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 포스코건설 측 설명입니다.

이렇게 되면 송도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고 유동인구가 증가해 송도 상권도 더욱 활성화될 걸로 예상됩니다. 인천시 또한 세수가 증대되므로 기업의 송도 이전을 반기고 있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고객사나 유사 산업분야 기업의 추가 이전도 기대됩니다. 한마디로 대우인터내셔널의 송도 이전은 송도에 새로운 발전 호재가 되는 겁니다.

이미 송도 부동산업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 등 일부 기업의 송도 이전을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상황입니다. 아파트 분양업계에서는 국내 다수 기업들의 송도 이전 계획을 보여주면서 견본주택 방문객들에게 집값이 상승할 거라는 장밋빛 미래를 심어 놓은 상황입니다.

이런 판국에 미생의 히트로 ‘대우인터내셔널 사옥=서울 스퀘어’란 인식이 형성되면서 송도 일대가 조용히 긴장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대우인터내셔널 내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직장을 서울역 앞에서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대입구역 앞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 직원은 “가급적이면 그냥 여기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원래 인천아시안게임 후 본격적인 송도 이전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실제 이전이 시작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대우인터내셔널이 모회사인 포스코 측과 사옥 이전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필이면 대우인터내셔널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의 송도 이전 문제로까지 불똥이 튄 형국입니다.

과연 미생 후속편에서 주인공 장그래가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대입구역에서 내려 도보 5분 거리인 국내 최고층 빌딩 동북아무역센터로 출근하는 모습이 그려질까요. 생각할수록 흥미진진해집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