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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경정 ‘입’ 어디로?…‘문건 진위+유출+권력다툼 전모’ 밝혀지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박관천(48) 경정이 4일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밝힘에 따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사건’의 핵심인 문건 진위 여부와 문건 유출 의혹,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정윤회 씨의 권력다툼 전모까지 밝혀질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박 경정을 형사1부(부장 정수봉)의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뒤, 특수2부(부장 임관혁)의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문건 진위 여부는=논란이 되고 있는 ‘정윤회 문건’은 정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차례 청와대 이재만(48) 총무비서관, 정호성(45)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49)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 10명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비서실장 인사 등을 논의하는 등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증권가 ‘찌라시’를 취합한 수준의 동향 보고에 불과하며, ‘십상시’ 모임 멤버로 거론된 인사들도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정 씨도 “사실무근”이라며 3일 이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하지만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문건의 내용이 60% 이상 사실”이라며 “박 경정이 십상시 회동에 참석했던 사람에게 듣고 만들어졌다고 보고 받았고, 직접 모임에 참석해 듣지 않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내용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형사1부 수사는 박 경정이 작성한 문건이 ‘십상시’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 ‘누구(?)’로부터 듣고 만들어졌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다. 박 경정에게 제보한 ‘십상시’ 모임 참석자의 실체가 없는지, 있다면 ‘누구’인지에 따라 수사 결과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박 경정은 그동안 본인의 무혐의를 입증할 문건 등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과 관련해 청와대 전 행정관이 박경정이 4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문건 유출은 누가=문건 유출은 박 경정이 서울경찰청 동료 경찰을 통해 유출했는지, 제3자가 유출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검찰은 박 경정을 통해 서울경찰청 경찰을 거쳐 외부에 문건이 유출됐다는 청와대 측 의심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3일 박 경정이 근무중인 서울 도봉경찰서 정보보안과장실과 자택, 서울경찰청 정보분실, 정보분실 직원 최모, 한모 경위 등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박 경정을 상대로 갑자기 다량으로 문건을 출력한 경위를 묻는 한편, 박 경정이 주장하는 ‘제3자 유출설’에 대한 진술도 받을 계획이다. 박 경정 측 정윤기 변호사는 “박 경정이 ‘짚이는 데가 있다’고 말해, 검찰 조사때 말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제3자의 추가 소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과 정윤회 씨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중론이어서 작성 배경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실세로 분류되는 정 씨와 ‘문고리 3인방’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박지만씨 라인’으로 분류되는 조 전 비서관 측 사람들 사이에 권력 암투가 존재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일보는 “지난 5월 박 회장이 ‘청와대 기밀이 유출되고 있다’, ‘누군가 나를 음해하고 있다’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당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에게 ‘대통령에게 보고해달라’고 확인을 요청했지만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3일 보도했다. 이번 문건 작성도 정 씨 측과 박 회장 중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겨냥하기 위해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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