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올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0.3% 증가에 그치면서 2년 6개월래 가장 적은 폭으로 성장했다.
이로써 올해도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GNI가 2만달러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 반열에 처음 오른 2007년 이후 8년째 3만달러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3만弗 진입, 내년에도 장담못해=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분기보다 0.3% 증가, 2012년 1분기(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작년 2분기 1.9%로 상승했다가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0%, 올해 1분기에 0.5%로 둔화하고서 2분기에 1.1%로 올랐다가 다시 0%대로 떨어졌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747 공약’을 통해 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4만달러는 커녕 3만달러 달성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3만달러 도달을 전망하는 기관도 있지만, 미국이 금리인상에 따라 원화 환율이 현재 수준보다 절하된다면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GNI가 2만883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엔 이보다 4.2% 증가해 3만88달러로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1인당 GNI가 3만1705달러에 이르고, 4만달러 진입은 2019년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만달러 진입은 2016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증가 추세 및 환율전망으로 미뤄볼 때 3만달러 달성은 2016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4년밖에 안걸렸는데…=일본의 경우 2만달러 돌파 후 3만달러 도달에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1988년 2만4480달러였던 1인당 GNI가 1992년에 3만200달러를 넘어섰다. 8년째 2만달러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일본 경제는 극심한 버블기간이었다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경우 1987년에 1인당 GNI가 2만680달러를 기록한 뒤 8년만인 1997년에 3만250달러를 달성했다. 영국은 2만달러에 진입한 1996년 이후 8년만에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2만달러는 통화가치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본과 미국이 3만달러에 도달한 1990년대 세계의 1인당 GNI는 4000~5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 기준 세계 1인당 GNI는 9511달러로 그 당시의 2배다.
한편 3만달러 진입시 한국은 전세계에서 인구가 5000만명이 넘으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에 도달하는 7번째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여섯나라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