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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韓 증시 키워드는 ‘연기금’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환율 전쟁’ 여파로 연말 한국 증시는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내년도 코스피 반등의 핵심 조건으로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역할을 지목한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의 해외투자 확대도 눈여겨볼 부분으로 꼽힌다.

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기금의 배당주주권 행사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주요 연기금들이 배당주주권 행사를 본격화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연기금은 기업의 배당정책에 영향력을 미칠 경우 경영참여 목적으로 간주돼 여러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배당과 관련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국내 법인 대다수가 12월 결산법인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배당 실시 여부나 배당 규모가 결정되는 내년 2월부터는 연기금들의 배당주주권 행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주주권 확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강화되고 증시 부양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한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기준 현재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3%대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는 장기적으로 배당에 인색한 국내 기업의 성향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277개다. 이들 종목의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을 보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은 37개(13.4%), 1.5% 이하인 곳은 144개사(52.0%)로 분석됐다. 대부분 주요 기업들이 국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배당에 인색했던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연기금 지분율이 높은 기업 가운데 과거 배당수익률이 낮고 배당여력이 양호한 곳은 향후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증가도 기대된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는 “한국 연기금이 주식 투자를 늘리면 한국 증시의 매력이 커지고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투자 한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연기금계의 ‘큰 손’인 GPIF도 한국 증시 부양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PIF는 운용자산이 130조엔(약 1216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적기금이다.

GPIF는 운용 기금의 60%를 자국 채권에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성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자국 주식투자 비중을 종전 12%에서 25%로, 해외 주식 투자비중 역시 12%에서 25%로 끌어올리는 등 공격적인 향후 운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GPIF의 해외주식 비중 확대로 신흥국 주식에 1조2000억엔, 한국 증시로는 약 1조6000억원이 신규 투자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본의 다른 공적연금도 이를 추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국내 주식에 최대 2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GPIF의 전체 포트폴리오 조정이 완료되기까지는 12~1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2분기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주식 매수는) 생각보다 빨리 완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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