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정기국회‘불안한 100일’…올해도 부실반복, 내실은 내년에나?

분리국감 여야 정쟁에 결국 무산
올 피감기관 672곳 역대 최다
감사 내용 재탕·맹탕 예견된 일

지난해 예산 결산도 시간에 쫓겨
시간당 4조9,580억원 꼴로 심사

내년도 예산안 증액요구 역대 최대
세수부족에도 지역구 챙기기 여전



시계를 지난 9월 1일로 돌려보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에 유가족 참여를 강력히 주장하며 장외투쟁을 이어오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막판 참석을 결정하며 2014년 정기국회 개회식이 어렵사리 열렸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세월호 블랙홀’에 개회식 이후 사상 처음으로 실시될 예정이던 ‘분리국감’이 여야의 정쟁에 무산되는 등 정기국회는 100일의 불안한 항해에 이어갔다. 출발부터 아슬아슬했던 여야의 동행은 결국 한 달여를 허비한 뒤에야 합의문에 사인하며 국정감사에 돌입할 수 있었다.

어렵사리 시작된 정기국회는 시간에 쫓겨 제대로 돌아갈 줄 몰랐다. 역대 최다인 672곳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정쟁 끝에 마무리됐으며, 이어 무상복지 논란에 정기국회의 발목을 잡았다. 상임위는 파행되고, 예산안 심사는 더하기 빼기 다툼에 매몰됐다. 2일 새해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일단락 된 ‘2014년 정기국회’(12월 1일 기준)를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본회의 출석률=모두 12차례 열린 정기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새누리당 88%, 새정치연합 91%, 정의당 98%로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정기국회 초반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강하게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던 통합진보당은 46%로 저조한 편이었다.

당 차원의 논의 내용이 많았던 본회의 출석률은 그럭저럭 준수한 편이었으나, 국무위원들을 불러들여 이뤄진 대정부질문의 시작과 끝이 달랐다.

일례로 지난 10월 30일 이뤄진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 281명의 의원들이 출석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질의를 모두 마친 산회 때는 57명 만이 자리를 지켰다.

11월 4일 오전 대정부질문 때는 “네덜란드 국왕 내외가 본회의장에 참석할 예정이니 자리를 채워달라”는 문자메시지가 도는 등 부끄러운 촌극을 빚기도 했다.

▶역대 최대 피감기관 속 ‘부실국감’=해마다 부실 논란과 함께 무용론이 거듭되는 국정감사는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부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제 역할보다 정치 논쟁의 장으로 변질된 국정감사장은 호통과 질타로 얼룩졌다. 거기에 20일로 정해진 국감일정은 변함 없었지만, 피감기관의 수는 해마다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국감 피감기관의 수는 2010년 516곳, 2011년 563곳으로 늘어나다가 2012년 559곳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2013년 628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는 672곳까지 늘어났다. 피감해야 할 기관의 증가와 감사의 내용 부실은 비례하지 않을 수 없다.

▶예산, 책정만큼 결산도 중요한데…=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8월부터 결산심사소위원회를 가동해 결산안을 심사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1년 나라살림을 되짚어보는 결산안은 두달여 심사를 거쳐 10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문제는 결산 과정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의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의 회의횟수는 총 22회로 여기에 걸린 회의시간은 75시간 15분이었다. 지난해 정부의 총 세입예산안 373조1000억원을 시간당 4조9580억원 꼴로 심사한 셈이었다. 부실 결산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지역구 위해서라면…예산안 ‘묻지마 증액’=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정부에 요청한 증액 규모는 총 15조1000억원에 달했다. 물론 증액 요구가 100%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액요구로 기록됐다.

최근 4년간 증액 요구는 2011년 12조5000억원, 2012년 13조2000억원, 2013년 11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올 증액 요구액이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역 예산과 밀접한 관계인 국토교통위원회가 7조4000억원을 증액 요청한 것은 예산확보를 의정활동의 성과으로 내세우고 싶은 국회의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팀/igiza7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