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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式 경영효율성,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 손뗀다”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삼성전자가 그룹차원에서 5대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준비해왔던 의료기기산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조만간 삼성전자 산하 의료기기사업부를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이 흡수합병해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게 하는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가 벌이고 있는 의료기기 사업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더이상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며 “삼성메디슨이 앞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맡아 독자 생존해야 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를 생산하는 회사로 삼성전자가 2011년 인수해 지분 68.45%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초음파기기 1위 업체이다. 초음파진단기를 만드는 삼성메디슨과 디지털 엑스레이 및 체외진단기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통합설은 진작부터 나왔다. 양 회사가 떨어져 있는 것보다는 합쳤을 때 마케팅과 연구개발 등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이다. 다만 어느 쪽이 합병 주체가 되느냐에 따라 삼성그룹이 의료기기 사업의 향후 전망을 보는 시각을 알 수있기에 그만큼 관심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흡수합병할 경우 반대의 경우보다 그만큼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경영 효율성’을 강조함에 따라 삼성메디슨 주도의 흡수합병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실상 그룹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올해 중순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 인수합병(M&A)당하는 계열사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과 맞물려 삼성테크윈 등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등 필요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재편한다는 이 부회장식 경영 스타일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의료사업부가 관장해오던 디지털 엑스레이 및 체외진단기사업 및 삼성전자의 또 다른 자회사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기기)와 뉴로로지카(이동형 CT 장비)까지 흡수할 경우 글로벌 의료기기 빅3인 GE와 필립스, 지멘스 등과 경쟁을 시작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삼성메디슨의 유일한 제품인 초음파장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2012년 기준 GE헬스케어가 약 10억700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24.1%를 차지했다. 이어 필립스 19.0%, 지멘스 12.5% 등 소위 ‘빅3’ 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는 55.6%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삼성메디슨은 세계 시장의 3.1% 점유율을 기록하고뿐이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2018년에는 4500억달러(약 476조원)를 넘어설 전망일 정도로 앞으로 성장 잠재력도 높아 삼성이 진작부터 신수종 사업으로 점찍었지만 GE와 필립스, 지멘스 등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좀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매출(지난해 기준)은 2507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에 불과하다. GE와 필립스, 지멘스의 의료기기사업 매출이 100억달러(약 10조5800억원) 이상인 것과는 큰 차이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의 또 다른 의료기기 관련 자회사들을 모두 합쳐 의료기기사업을 총괄해 글로벌 의료기기 빅3에 대적할만한 회사로 거듭날지 관심이 집중되고잇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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