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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어간장·어된장으로 ‘맛의 방주’에 오른 김동환 옹기식품 대표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최근 한국의 토종 먹거리 20가지가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올랐다.

국제 슬로푸드 한국협회는 최근 한국 토종종자 및 음식을 지난해 8개 품목에 이어 올해 20가지를 추가로 등재했다. 맛의 방주는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150여개국 10만여 회원이 활동하는 비영리기구 국제슬로푸드(Slow Food International)의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화제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간장으로 등재된 어(御)간장과 어(御)된장을 개발한 옹기식품 김동환대표다.


김 대표는 원래 직업은 식품과는 무관했다. 그는 반디펜, 야광봉, 반검조끼, 풀리지 않는 수갑 등 경찰장비관련 발명 특허만 300여개 가진 발명가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충남 논산시 연산읍에 내려가 ‘옹기식품’을 세우고 조선시대에 궁중에서 임금님들이 먹던 간장과 된장을 개발하는데 매달렸다. 시판되는 된장과 간장들이 위생과 건강에 문제 있는 시멘트 저장고에서 숙성되는데 비해 김씨는 흙으로 빚은 옹기에서 깊은 맛을 숙성시켰다.

옹기식품에는 성인의 키만한 대형 장독 2,500여개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김 대표는 옹기안에서 소금으로 간수를 빼고 소금 액젓에 담궈 숙성시킨 뒤 다시 멸치 액젓을 걸러내 간장과 된장을 담그는 데만 10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발명가로서 세상에 나온 제품들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명품은 아니었다.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전세계에서 쓰고 있는 소스인 명품 간장을 만들기 위해 최고급 소금과 최고급 멸치 그리고 경상남도 울주군에서 인간문화재 최상일 선생님의 최고급 옹기를 사용해 어간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어간장과 어된장은 물은 한방울도 첨가하지 않고 담그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조선시대에는 궁중뿐만 아니라 명문대가에서 어간장과 어된장을 담궈 먹었다”며 “안동 김씨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 어머님이 담그던 간장과 된장을 눈여겨 보았고 그 맛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임금이 먹던 간장과 된장이라고 해서 어간장과 어된장으로 이름됐다”며 “멸치 액젓으로만 장을 담궜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인 콩과 동물성 단백질인 멸치가 어우러져 처음 맛보지만 특별하고 익숙한 맛이 난다”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는 공개검증을 거쳐 어간장과 어된장이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과 단맛이 난다는 평가를 내렸고 이탈리아 본부에 추천해 이번에 등재하게 됐다.

김 대표는 “장인의 숨결이 빚어낸 간장과 된장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며 “사라진 토종 먹거리를 재현해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된장을 파는 게 아니라 행복을 파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며 “건강한 된장을 먹으면서 고객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게 회사의 사명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맛의 방주에 등재된 토종 종자·먹거리는 ▲남양주 먹골 황실배 ▲제주 꿩엿 ▲제주 강술 ▲제주 쉰다리(곡물발효음료) ▲제주 재래감 ▲제주 댕유지(유자의 일종) ▲제주 재래돼지 ▲예산 삭힌김치 ▲예산 집장 ▲파주 현인닭(토종닭) ▲울릉 홍감자 ▲울릉 옥수수엿청주 ▲울릉 손꽁치(손으로 잡은 꽁치) ▲감홍로 ▲먹시감식초 ▲논산 을문이(민물생선) ▲어육장 ▲어간장 ▲토하(새우의 일종) ▲청실배 등이 올랐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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