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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불편한 프로세스가 아이디어 시작점”
- 삼성SDI 올해 제안왕 장현석 사원
올해만 110건 제안…‘개선효과 17억’
“능력있는 설비전문가가 또 다른 꿈”



삼성SDI의 제조현장 임직원들이 가장 영예롭게 여기는 상이 ‘제안왕’이다. 삼성SDI는 제조 공정 전 부문에서 개선 제안을 가장 많이 한 직원을 해마다 선정, 상을 수여한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해마다 11월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 ‘제안왕’의 프레젠테이션(PT)을 직접 듣고 격려한다.

지난달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참석한 자리에서 PT를 한 올해의 ‘제안왕’은 정도 관리 업무를 맡고있는 장현석(33ㆍ사진) 사원. 장씨는 사내에서 ‘장가이버’로 통한다. 무엇이든 뚝딱 잘 만든다는 ‘맥가이버’에 성(姓)인 ‘장’을 더해 붙여진 별명이다. 장씨는 “‘제안왕’이 된 것은 동료들의 도움 덕”이라며 겸손해했다.


장씨는 지난해 제품 생산에서 정도 관리로 업무를 바꿨다. 정도 관리는 가동률 향상과 불량 예방 활동이 주 업무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꼼꼼한 편이었던 그의 적성에 맞았다.

“업무 범위가 보다 넓어졌다고 할까요. 하나의 일만 보는 데에서 벗어나 생산라인을 넓게 조망하는 역할이죠. 업무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고 실력도 늘었죠.”

장씨의 또 다른 직함은 CP(Culture Planner)다. 팀의 조직문화를 새롭게 하는 리더라는 뜻이다. 그는 현장 문제점 개선뿐 아니라 조직 문화를 한단계 향상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병목현상을 잡아내 프로레스를 개선하는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닫힌 마음을 여는 데도 애쓰는 것.

장씨는 2005년 입사 이래 해마다 평균 100여 건씩 총 1000여 건의 개선 사항을 제안했다. 올해도 총 110건을 제안, 17억여 원의 개선 효과를 내는데 일조했다.

삼성SDI는 개선 제안을 독창성, 파급효과에 따라 1~7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등급별 점수를 부여한다. 이렇게 모인 ‘제안 점수’를 직원별 마일리지로 적립, 포상한다.

장씨의 개선 아이디어는 다양했다. 불량 배터리를 잡아내는 불량 제품 선별기 로봇의 부품 각도를 조정해 팔을 휘어 불량품을 빨리 빼낼 수 있게 해 8억9000여 만원(회사 추산)의 생산 향상 효과를 냈다. 촬영을 통해 배터리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배터리 자동 검사기도 제품이 카메라 위치에 정확히 올 수 있도록 정렬 시스템을 정비해 불량 배터리가 생산되는 것을 막았다.

장씨가 끊임없이 제안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불편하게 일하는 것이 싫습니다. 공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업무량이 늘잖아요. 잔업이 많아지니 직원들도 스트레스받고, 회사에도 손해죠.” 장씨는 자신의 좌우명을 ‘고인 물은 썩는다’라고 소개했다. 그의 좌우명은 제안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발전을 위해 장씨는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었다. “사내 재교육을 통해 오토 캐드(Auto CAD) 등을 공부, 능력 있는 설비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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