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카자흐스탄에서 공무원 교육을 마치고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얼마전 카자흐스탄의 공공행정아카데미(한국의 공무원교육원에 해당)를 방문했다. 비행기가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냐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밤 10시. 짐을 찾아 나오니 10시30분이 넘었는데 공공행정아카데미의 총장 등 그곳 직원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주말인데다 늦은 시간에 총장이 반겨줄 것이란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상대방 직원도 총장이 손님 맞으러 공항 나온 것은 총장 취임 후 3년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가졌고 또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카자흐스탄은 한반도 면적의 12배나 되는 큰 나라로, 석유, 가스, 우라늄 등 지하자원이 많아 오래전부터 한국의 자원외교 대상국이자 주요 전략적 협력국의 하나다. 일행은 그곳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산업발전이라는 주제의 3일간 교육을 전담했다. 필자도 산업혁신을 위한 창의인재란 제목의 기조강연을 했고, 동행한 교수 3명이 강의를 하고 토론도 이끌었다. 교육 후 이번 교육과정이 고위공무원들의 정책구상과 산업혁신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계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협의를 하는 중 반부패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경험을 공유하자고 했다. 실제 한국은 러시아, 남아프리카, 베트남, 파라과이 등 공무원에게 반부패 관련 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공무원 청렴도는 아직 낮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는 단시간 내에 한국 공무원의 청렴도가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해 그 경험을 배우고, 의견을 나누고 싶어한 것이다.



전자정부시스템을 이용한 투명성 제고, 공직자 재산 공개, 인사 시스템 등 구체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직가치 교육이 밑바탕에 포함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더니 매우 공감하는 눈치다. 공무원에게 있어서 제일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는 공직가치다. 공직가치는 헌법가치를 바탕으로 국가관, 윤리의식으로 구성된다. 공직가치 정립은 ‘인지-소극적 동의-강력한 의지-실천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공무원의 수준을 조사해 이것을 토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해줬다.

한국 국가발전 원동력에는 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과 우수한 역량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교육은 이러한 공무원의 자세와 역량향상에 필수 요소다. 한국 공무원 교육은 물론 개선할 점이 많이 있지만, 시스템으로 보면 세계 수준급이다. 직급별 교육, 전문화된 교육과정, 사이버 교육과정 등 체계적인 면이 잘 갖춰져 있어 외국 공무원 눈에는 부럽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외국에서 한국의 공무원 교육을 벤치마킹하러 우리 교육원을 많이 찾고 있다.

현재 외국 공무원에 대한 교육은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매우 한정돼 있다. 외국공무원을 교육시키고, 또 필요하면 교육원 설립을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의 공적원조자금(ODA) 예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증가액 중 일부를 공무원 교육에 투자한다면, 한국의 위상 제고는 물론 국제적인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 빵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 수단은 바로 교육이다. 공무원이 바로 서면 나라가 제대로, 그리고 빨리 발전한다. 친한파 공무원이 많아지면 정치, 경제 등 외교가 용이해진다.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