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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자의 교황, 7000억 ‘터키판 아방궁’ 방문 왜?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빈자의 교황’이라 불리며 평소 청렴함과 검소함으로 이름높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터키의 초호화 대통령궁 ‘아크 사라이’(흰 궁전)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교황의 아크 사라이 방문이 공사비만 6억1500만달러(약 7000억원)를 쏟아부은 대통령궁 건설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방문 일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도 많은 터키인들이 대통령궁을 과도한 소비와 전제정치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다며 교황의 28일(현지시간) 터키 방문에 우려를 표했다.

30만㎡ 부지 위에 세워진 아크 사라이는 백악관 크기의 30배에 달하며 방 수도 1000개에 이른다. NBC에 따르면 전 세계 대통령 거주지 가운데 가장 크다.

[사진=위키피디아]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 1개짜리 70㎡규모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에르도안 대통령과 크게 비교된다.

논란이 된 이유는 대통령궁 건설로 앙카라 도심 녹지인 ‘아타튀르크 숲 농장’(AOC)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아타튀르크 숲 농장은 터키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이름을 딴 곳으로 1937년 아타튀르크가 직접 국가에 헌납했다. 

이곳은 20년 넘게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터키 국민들에게도 의미를 갖는 장소다.

법원은 대통령궁 건설이 복구가 힘들 정도의 손상을 가져오고 도시계획 법규를 위반했다며 공사중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비난을 무릅쓰고 공사를 강행했다. 현지 매체인 알 모니터는 그가 “할 수 있으면 해 봐라”라며 “중단명령을 내렸지만 이 건물 건설을 막지 못한다. 나는 문을 열 것이고 이사해서 사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테즈칸 카라쿠쉬 칸단 앙카라 건축가협회 회장은 NBC에 “우린 교황이 이 건물을 법적으로 승인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은 국제법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이라며 “아타튀르크 숲 농장을 보존하기 위해 싸울 것이고 모든 국빈 방문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반대여론에도 교황청은 교황이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회담에 참석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대통령이 교황을 영접하러 결정한 곳이 어느 곳이건 교황은 초청을 받으면 그곳으로 갈 것이고 다른이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알다시피 대통령궁은 하루만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교황이 터키 방문을 결정하기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었다”며 “오랜기간 터키 내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문제였고 이는 교황의 방문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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