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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로 오피스텔 전세 씨마른다…전셋값, 매매가 넘보는 단지 속출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오피스텔 전세 구하기는 갈수록 더 힘들어질 겁니다.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낮춰서라도 전세물건을 월세로 돌리는 게 대세라서요. 하긴 은행 금리가 워낙 낮아 1억원에 전세 놓느니 월세 50만원을 받는 게 낫죠”(역삼동 M공인중개업소 대표)

“요즘 오피스텔은 월세 세입자를 못구해 빈집이 늘고 있지만, 전세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찾는 이가 끊이질 않아 매매가보다 2000만원 정도 낮게 나온 물건도 잘 나갑니다.”(수유동 F공인중개업소 대표)

오피스텔의 전셋값 상승세가 거침없다.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물건은 씨가 마르고 있다. 이러다보니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는 단지도 수두룩하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각각 73.1%, 78.6%, 70.9%을 기록, 지난 2010년 조사 이후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해말의 각각 68.8%, 73.6%, 66.4%에 비해선 4.3%p, 5%p, 4.5%p씩 오른 것이다. 

저금리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고집하면서 오피스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가에 육박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밀집지 전경.

특히 오피스텔 밀집지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4호선 수유역 일대의 경우 전셋값에 1000만∼2000만원만 얹으면 살 수 있는 오피스텔이 속출하고 있다.

역삼동 우정에쉐르는 전용 39㎡짜리 전세값이 1억5500만∼1억6000만원선이다. 이 평형은 1억7000만원에 급매가 나와 있어 전세가율이 94%에 달하는 셈이다.

인근 대우디오빌플러스의 전용 38㎡ 전셋값은 1억8000만원으로, 매매가 2억1000만∼2억2000만원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이 80%를 웃돈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치솟는 건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역삼동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은 보통 전세물건이 한달에 하나 정도 나오는데, 대기자가 줄을 서있어 금방 계약된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급전이 필요한 경우 월세를 전세로 바꾸긴 하지만, 대부분 집주인들은 장기 공실을 무릅쓰고 임대료를 조금 덜 받더라도 월세를 고집한다”고 했다.

수유역 일대 오피스텔촌도 전세물건은 ‘가뭄에 콩나듯’ 한다.

인근 U중개업소 관계자는 “효성네오인텔리안 등 번동 일대 오피스텔 전세물건은 지금 하나도 없다”면서 “월세는 넘쳐나면서 임대료가 약간 내려가는 반면 구하기힘든 전세는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근 미아동 수유역푸르지오시티는 전용 28㎡형이 1억 초반에 매매되는데, 전셋값이 9500만원에 달한다. 수유동 수유역제네스타워도 전용 37㎡형 전세값이 1억4500만∼1억5000만원, 매매가는 1억6000만∼1억65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90%대를 기록중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관계자는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매매시장은 관망세를 띠는데, 전셋값만 들썩이고 있다”면서 “매매를 유인할만한 별 소식이 없는 한 전세가율은 따라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봤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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