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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박세환> ‘앙꼬’ 빠진 주식시장 발전방안
증권산업은 5~6년 전만 해도 미래 성장산업으로 인식되면서 한국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가 모여들던 곳이다. 최근 모습은 180도 바뀌었다. 증권사들은 최근 1~2년간 지점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혹한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011년 하반기 이후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 만큼 증권사의 위탁 수수료 수입도, 자산관리 수익도 줄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우선 과당경쟁을 꼽는다. 일리있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증권사 수는 2008년 3월말 40개에서 2014년 11월 현재 62개사로 늘었다. 50%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활성화된 선진국도 종합금융 형태의 투자은행 수는 소수지만 위탁중개 중심의 증권사는 다수여서 이 정도의 수적 증가가 증권산업 정체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을 찾는 개인투자자가 줄어들고 있다. 개인들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투자한 상위 5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통 ‘돈 버는 재미’를 볼 수 없으니 들고 있는 주식은 애물단지가 됐고 이젠 시장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최근 5년간 주식과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무려 42조8000억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증시가 앞으로도 예전의 활력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국내 증시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맥없이 추락하면서 한국 증시의 허약한 체질을 또다시 확인했다. 결국 개인의 자산은 증식은 커녕 쪼그라들었고 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주식시장 발전 방안’을 내놨다. 당초 10월말에서 한 달 가까이 미뤄졌다. 그러나 기다린 시간이 무색하게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커보인다. 침체된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보다는 시장의 체질개선을 위한 중장기 처방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끌만한 내용은 별로 없다. 업계가 요청한 증권거래세 인하는 관계부처와의 협의 난항으로 결국 발전방안에서 빠졌다. 세금 등 ‘직접 비용’을 줄여줘야 적극적으로 주식을 살 텐데 이번 대책에는 ‘앙꼬가 빠졌다’는 것이다. 

한 선물회사 대표는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가 활성화돼야 주식 현물시장 거래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변죽만 울렸다”고 혹평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도 “펀드 세제 혜택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예상은 했지만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임기내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투명하고 제대로 된 국가리더십만 정착되면 주가지수 3000 시대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냉엄한 주식시장이 과연 리더십만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 현실적인 활성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 정권이 주가지수 5000을 불렀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공언도 또 한번의 허언(虛言)으로 끝날 수 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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