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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12년 만의 ‘퀀텀점프’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첫해…삼성계열사 전격 인수
방위부문 매출 2조6000억 증가
화학 분야도 매출 18조 육박…LG화학 제치고 국내 1위 도약
자산 50조·재계서열 9위 대약진…인수대금은 계열사 분담키로


김승연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첫 해에 일을 냈다. 한화그룹은 26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규모의 빅딜(Big deal)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자산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고 재계 서열 9위로 올라서게 됐다.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해 재계 20위권 밖에서 10위권 안으로 들어온 후 12년만의 퀀텀점프다.

한화그룹은 이날 오전 (주)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이사회를 소집해 삼성 4개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비핵심 사업을 털어버리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소재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온 한화는 이번 인수로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자산규모 13조원에 이르는 삼성 계열사를 한꺼번에 인수해 한화 자산규모는 기존 37조원에서 50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는 이번 인수를 통해 지난해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해 이 부문 국내 1위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석유화학산업에서도 매출규모가 18조원에 육박해 17조5000억원 규모인 LG화학을 제치고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는 총 291만t으로 늘어나 세계 9위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번 인수협상은 방산사업을 주로 하는 (주)한화와 한화케미칼이 관련 TF를 꾸려 공동으로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화는 방산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삼성테크윈 주주사들에게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협력방안을 먼저 제안했다. 헬기 엔진과 로봇 등 미래형 무기를 만드는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시너지효과를 내려는 의도다.

그런데 삼성테크윈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22.7%를 가지고 있다. 이러자 한화는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의 주식과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 4월에는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함께 인수해 석유화학부문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한화가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인수하기로 정리했다. 한화와 삼성은 추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지급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삼성테크윈 지분 32,4%에는 KAI 지분 10%와 삼성탈레스 지분 50%, 종합화학 지분 22.7%가 포함돼 있다.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인수한 만큼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지분 23.4%까지 합하면 총 8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삼성종합화학 인수에 따라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지분 50%도 자동으로 넘겨받게 된다.

한화그룹은 (주)한화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 등 인수 주체 계열사들이 인수대금을 분담해 맡는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인수 가격 정산 후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어서 인수 대금을 분납해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포함한 사내유보금이 충분해 이번 인수로 인한 재무건정성이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한화그룹도 대형 M&A를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활용해왔다. 1957년 조선유지((주)한화 화약), 1973년 동원공업(한화건설),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한화케미칼), 1985년 정아그룹 명성콘도(한화호텔앤드리조트), 1986년 한양유통(한화갤러리아), 2000년 2002년 대한생명(한화생명) 등을 차례로 인수해 몸집을 키워왔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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