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꽃들이 뒤엉킨 채 꺾여있다. 땅을 지지하고 있으되 아름답게 피어있다기 보다 상해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꽃잎은 더욱 치명적인 붉은 색을 띄고 있다.
뜰, 캔버스에 유채, 97x194㎝, 2014 [사진제공=더 페이지 갤러리] |
현대인의 위선과 사회 부조리를 도발적이면서도 비판적 시각으로 담아내며 ‘한국 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안창홍(61) 작가가 작업실 뜰 안의 꽃들을 테마로 한 개인전을 28일부터 연다.
작가는 말한다. 향기를 발산하기 위해 꽃은 목숨을 내던지듯 진력하며 살았다고. 생성과 소멸…. 흐르는 시간 속에서 결국은 사라져가는 모든 실존적인 것들이 한 생명 다 바쳐 짙은 향기 남기고 스러지는 맨드라미와 같다.
전시는 12월 28일까지 더 페이지 갤러리(성동구 왕십리로).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