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제일기획이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과감한 인수ㆍ합병(M&A)를 단행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제일기획은 25일 영국의 독립 쇼퍼 마케팅(Shopper Marketing) 전문회사인 아이리스(Iris Worldwide)’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쇼퍼 마케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구매 행동에 나서는 소비자를 분석, 실제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인수조건이 과감하다. 지분 65%를 433억원에 인수하고, 잔여지분 35%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추가매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인수대금은 500억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제일기획 1년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한다.

제일기획은 지분 65% 인수대금은 내년초 29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잔금은 2015년 실적에 연동해 내년 말 이후 정산해 지급하기로 했다.

제일기획이 이처럼 통 큰 투자를 한 이유는 무형의 가치 때문이다. 아이리스는 1999년 영국에서 설립됐으며, 런던 본사를 포함해 전세계 12개국 17개 거점에 임직원은 1000여명에 달한다. 아이리스의 강점은 쇼퍼 전략부터 디지털 기술, 인스토어(In-Store) 프로모션 실행에 이르는 ‘통합 쇼퍼 마케팅’역량으로 최근 4년간 칸, 에피어워드, 원쇼 등 글로벌 광고제에서 총 119개의 수상 실적을 거뒀고 2014년에는 영국 마케팅대행사 협회(MAA)로부터‘올 해의 광고회사(Agency of the Year)’로 선정됐다.

(인터넷용)글로벌 역량강화 위한 제일기획의 과감한 승부...英 쇼퍼마케팅 전문회사 아이리스 인수

검증된 실력을 바탕으로 아이리스는 쉘(정유)을 비롯해 아디다스(스포츠용품), BMW 미니(자동차), 디아지오(주류), 바클레이카드(금융),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생활용품) 등 글로벌 최상위(Top-tier) 광고주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이들 광고주들과 대부분 5년 이상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광고대행사들도 쇼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M&A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제일기획 임대기 사장은 “최근의 마케팅은‘디지털’과 ‘판매현장’으로 중심축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쇼퍼 마케팅과 고객 데이터 부분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아이리스 인수계약 체결을 통해 제일기획은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지난 2008년 영국 광고회사 BMB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미국의 디지털 회사 바바리안그룹(TBG), 2012년에는 중국의 브라보(Bravo)와 미국의 맥키니(McKinney) 등 경쟁력 있는 독립 광고 회사를 꾸준히 인수하며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강화시켜 왔다.

그 결과 제일기획은 삼성그룹 계열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로컬 대기업 등 대형 광고주를 지속 영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올해도 미국의 크록스(Crocs), 중국의 바이두, 두바이 이동통신회사 두(du), 러시아 GM과 코카콜라 주스 도브리(Dobry)등 글로벌 광고주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