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500만명이 모바일뱅킹…무늬만 강국
인터넷뱅킹 가입자 1억명시대수치로는 ‘전국민이 M뱅킹’ 6대 은행가입자 3,000만명 3명중 1명은 앱만 설치 이용안해입출금 계좌이체는 35% 불과과부하등 작동불능 빈번 불만도
인터넷뱅킹 가입자 1억명시대
수치로는 ‘전국민이 M뱅킹’

6대 은행가입자 3,000만명
3명중 1명은 앱만 설치 이용안해
입출금 계좌이체는 35% 불과
과부하등 작동불능 빈번 불만도


직장인 김모씨(46)는 스마트폰뱅킹 앱을 세번이나 설치했다. 앞서 두번의 설치는 장기간 미사용으로 일부 기능이 정지가 됐기때문이다.

이처럼 은행 창구 직원의 권유로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뱅킹을 설치했다가 무신경으로 없어지거나, 정보유출을 꺼려 사용하지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10,1099,000.’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의 두배가 넘는 이 숫자는 인터넷뱅킹 가입자수(9월 현재)다. 


우리나라는 1999년 인터넷뱅킹 도입 15년만에 등록 고객 1억명을 돌파했다. 가히 인터넷뱅킹의 포화시대다.

1억명 가운데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뱅킹 고객 수도 이의 절반 정도인 4559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중복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수치상으론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국민이 모바일뱅킹에 가입한 셈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설자인 빌게이츠가 미래의 은행은 ‘은행 없는 은행(bank without bank)’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대로 우리나라는 앞선 정보통신기술력을 바탕으로 불과 15년만에 규모 면에선 인터넷뱅킹 강국으로 도약해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화려한 양(量)적 성장이 무색하게 질(質)적 면에선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우선 가입자 중 실이용률이 떨어져 ‘무늬만 고객’인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등록자 1억명 중 최근 1년간 실제 이용실적이 있는 고객은 4868만명으로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뱅킹 가입자 수에도 거품이 많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CEO스코어에 따르면 작년말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ㆍ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의 스마트폰뱅킹 가입자수는 2989만6000명인데, 이 중 실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은 2116만1000명으로 70.8%에 그쳤다. 열명 중 세명은 스마트폰뱅킹 앱만 설치해 놓고 사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용 서비스도 단순업무에 치중돼 있다. 한은에 따르면 조회서비스에 대한 인터넷뱅킹 이용비중(9월 현재)이 78.1%다. 실제로 돈이 오가는 입출금ㆍ자금이체 기준으론 35.0%에 그친다.

한편 입출금ㆍ자금이체시 은행 창구 직원을 직접 만나 처리하는 대면거래 비중은 11.3%다.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최근 몇년간 이같은 수준이 유지되면서더 떨어지진 않는다. 금융사고 등을 우려해 돈이 오가는 결정적인 은행 업무의 경우엔 직접 직원의 얼굴을 보고 처리해야 안심하는 분위기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스마트폰뱅킹 신규 가입자의 확보 우선 정책의 영향으로 실제 스마트폰뱅킹 이용고객 비중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정보유출 및 보안사고를 의식한 사용자들이 실제 금전거래는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내 공인인증서 유출 사고는 2012년 8건에서 지난해 7633건으로 급증했다.

스마트폰뱅킹 사용에 대한 불만도 증가 추세다. 과부하가 걸리거나 로그인이 안되는 작동 불능 현상도 빈번히 발생한다.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려는 은행들의 성급한 의욕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한편 글로벌 핀테크(Fintechㆍ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특허경쟁력은 하락했다. 특허정보 전문기업 윕스에 따르면 3분기 현재 국내은행이 출원한 특허는 단 2건으로 작년(22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