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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는 따뜻한 겨울 두렵다…왜?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우유업체들은 다가올 겨울만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기상청이 올 겨울은 기온이 따뜻할 것이란 예보를 내놨기 때문이다. 우유업체들이 따뜻한 겨울 예보에 한숨짓는 것은 간단하다.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면 젖소의 집유량이 늘어나고 우유 재고량도 그에 비례해 급증한다는 점이다. 즉, 우유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우유 생산량이 늘어나면 우유 재고량이 더 쌓이는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2014∼2015 겨울철 전망’에 따르면 올 겨울은 기온의 변동 폭이 크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 가운데 기온은 평년(1.5도)과 비슷하거나 높고, 내년 1월엔 남쪽으로부터 온대성 기류가 유입되면서 포근한 날이 많다는 것.

문제는 따뜻한 겨울엔 젖소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온도는 10∼20도 사이인데, 지난해 겨울이 비교적 따뜻해 젖소의 집유량이 평년보다 늘었고 결국 이는 분유재고 증가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경기불황에 따른 우유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우유가 남아도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유업체들은 남는 우유를 말려 분유 형태로 저장하고 있지만 자체 저장시설이 부족해 외부업체의 창고를 빌려 보관하거나 손실을 감수한채 분유를 헐값 처분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분유 재고는 1만4970t으로 4~6월(1만5000t)보다 소폭 줄었지만 9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2002년 이후 12년만에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낙농업계가 추진중인 원유생산 감축대책도 축산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낙농진흥회는 최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잉여원유의 차등 가격제 시행 규정 개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부 농민은 안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없이 감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감축대책안 처리가 유보됐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올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우유 생산량이 늘어나 우유 생산업체의 손실이 더 커질 것”이라며 “낙농민들과의 협의가 잘 진행돼 생산량 감축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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