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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정가제 시행됐지만…소비자는 여전히 대형서점으로
[헤럴드경제=서지혜ㆍ박혜림 기자]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첫 주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여전히 주말을 맞아 쇼핑을 온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미 지난 주 온라인으로 필요한 책을 구매했다는 박모(30ㆍ여) 씨는 “한동안 책을 살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큰 서점에는 문구류 등 구경할 것도 많고, 책 종류도 많다”며 “책은 보통 큰 서점에서 구경하고 구입은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히 작은 서점으로 갈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반대로 동네 서점은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천 부평구 도심에 위치한 한 소형 서점에는 주말인데도 전면에 배치된 참고서를 보기 위한 학생들만 더러 방문할 뿐 소설 등을 사려는 사람의 발길은 오히려 뜸했다. 이 서점 종업원은 “지난 주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사재기 했으니 한동안 책 사는 사람이 줄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소형출판사와 서점을 도서정가제가 시행됐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2의 단통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형서점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들./헤럴드 DB

중소서점과 출판업계를 살리려는 취지로 개정된 도서 정가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중소서점에서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데다, 중고서점을 통해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어 동네서점을 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제로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에도 소비자는 중소서점보다는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제도 시행 직전인 지난 21일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사재기한 탓에 주말 온라인 판매량은 줄었지만 상당 수의 소비자들은 향후에도 온라인 교보문고나 예스24, 알라딘 등의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윤모(32) 씨는 “온라인 서점은 당일 배송을 해기 때문에 편리하다”며 “요즘은 e-북으로 책을 보기도 하기 때문에 대형 업체를 계속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사람들은 전자책을 이용하거나 중고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특히 교육목적으로 책을 구입하는 학부모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 전부터 ‘먼지 알레르기가 있으면 너무 오래 묵은 책은 주의하라’ ‘책을 주기 전 한 번 소독하라’는 식의 중고서적 구입처 정보 공유와 구입 후기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동 전문 온라인 중고 서점의 한 관계자는 “도서 정가제 시행 2주 전부터 주문량이 폭주했다”며 “문의 전화도 적잖아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종이책처럼 도서정가제의 적용을 받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자책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생 등 젊은 세대들이 부피가 작고 들고 다니기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전자책에 주목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정모(25ㆍ여) 씨도 “할인률이 큰 세계문학집을 즐겨 샀는데 이젠 저렴하게 구입하기 어려워졌다”며 “그럴 바엔 전자책을 사서 볼까 한다”고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부터 도서정가제 대상을 모든 도서로 확대 실시했다. 개정된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기존 허용 할인 폭도 직접 할인 10%, 간접할인 5%를 합쳐 15%를 넘지 못한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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