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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리포트> 농촌을 뒤흔든 총각들.. “우리가 남원의 옥택연”
[헤럴드경제(남원)=김윤희 기자]서울에서 자동차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전북 남원 도통동 ‘김총각네’. 직접 찹쌀농사를 지어 김부각을 만들어파는 형 김두환씨(27)와 동생 김성환씨(26)가 일하는 곳이다.

한때 ‘집안을 일으키려’ 서울에서 고시공부를 하던 형과 가수를 꿈꾸던 동생은 이제 전국구 ‘농촌총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웬만한 주부 못지 않은 손맛, 야무진 일처리,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가 인기 비결이다. 

전북 남원에서 직접 지은 찹쌀로 김부각을 만들어 온라인과 SNS를 통해 판매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총각네’의 김두환(오른쪽) 김성환 형제.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운동을 통해 외모를 가꾸고,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이들은 신세대 농촌 청년의 모델이 되고 있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들은 실제보다 온라인ㆍSNS에서 더 유명하다. 형제가 꾸리는 카카오스토리는 소식받는 사람이 8만8000명에 이른다. 김총각네는 이외에도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온라인ㆍSNS 플래폼을 운영중이다.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30~40대 주부들에게 꼭 필요한 각종 레시피, 공동구매 및 사은품 이벤트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맺은 인맥은 곧 사업으로 이어진다. 알음알음 모여든 고객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품 후기를 남겨 또다시 입소문을 낸다. 광고 한번 없이 김부각 사업이 ‘대박’이 난 이유다.


물론 처음부터 장사가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이들은 김부각 사업을 차리자마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2010년 ‘일성식품’이라는 간판을 달고 ‘남원허브김부각’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솜씨를 그대로 따온 김부각 맛은 자신있었지만, 누구 하나 선뜻 사주는 사람이 없었다. 형은 “자동차에 김부각을 싣고 동네 마트와 식당을 일일이 찾아 팔아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루 번 돈 20만원에서 기름값 5만원과 재료비를 빼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형제는 우선 간판부터 ‘김총각네’로 바꿔달았다. 제품 포장과 배송상자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온라인ㆍSNS마케팅에 매달렸다. 왕복 10시간씩 서울을 오고가며 온라인 마케팅 교육을 받았다. 서점을 돌며 수집한 SNS마케팅 관련 도서는 100여권이 넘는다. 낮에는 논밭에서, 김부각 작업장에서 열심히 제품을 만들고, 저녁에는 어김없이 책상에 앉아 책과 온라인강의를 파고들었다.

김두환ㆍ성환 형제는 차별화된 온라인 마케팅과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읽은 책들.

그렇게 구축한 온라인ㆍSNS판매망은 이제 사업 성공의 일등공신이다. 만든 김부각 대부분이 이곳을 통해 팔려나간다. 대외비인 월매출은 웬만한 대기업 직원 연봉 수준이다.

두 총각들의 분투는 지역사회에도 활기를 더하고 있다. 김성환씨는 “찹쌀농사를 지으면서 동네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반대로 농사가 힘에 부치신 어르신들에게는 도움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량이 많아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김부각 제조를 돕는 아주머니들도 늘어났다. 형인 김두환씨는 조만간 작업장을 늘려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드리는 꿈을 꾸고 있다. 


아직 20대 중반인 두 총각들은 “이제는 농촌이 답답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는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지만, 어느덧 자리를 잡아 사업을,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열심히 운동을 해서 외모를 가꾸고, 멋진 차를 몰고,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은 이곳에서도 충분히 하고 있다. 형은 “가끔 나태해진다고 느끼면 도시의 큰 건물을 찾아가 자극을 받고 돌아온다. 농촌이 한가로워 보이지만 도시 못지않게 열심히 살려한다”고 말했다. 동생은 “큰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일을 배운적은 없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틀’이 없다는 것”이라며 “더 자유롭게 일하고 꿈꿀 수 있다”고 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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