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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루살렘 교회당 테러 배후 PFLP<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3차 인티파다 도화선 될까
용의자 자말형제 현장서 사살
이스라엘, 범인가족 14명 체포…테러희생 4명 美·英 이중국적
2000년 촉발 2차 인티파다 당시…PFLP 5차례 자살폭탄테러 감행



이스라엘 예루살렘 유대교회당(시나고그)에서 발생한 테러로 미국인 3명, 영국인 1명이 숨지면서 지난 8월 가자지구 휴전 3개월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제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테러에 가담한 두 팔레스타인인이 지난 2차 인티파다 당시 테러를 자행했던 이스라엘 저항운동세력인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에 가입했던 것으로 전해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008년 이후 사상최악 테러=팔레스타인인 사촌형제 2명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유대교 성향이 강한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시나고그에 들어가 기도중이던 30여 명을 향해 먼저 칼과 도끼를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두 테러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간 짐승들이 학살을 저질렀다”며 “이들은 유대인과 국가에 적개심을 갖고왔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내각회의를 열고 “기도하러 온 유대인들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이런 비난받을만한 살인자들을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며 용의자들의 집을 숙청하도록 명령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경찰 수백 명은 최루탄을 쏘며 두 사람의 집을 급습했고 용의자 가산 아부 자말의 부모와 아내, 다른 용의자 우다이 아부 자말의 어머니와 삼촌, 형 등 14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22명이 다쳤다.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3차 인티파다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작됐다고 얘기하긴 좀 이른감이 있지만 격화되는 폭력사태를 멈추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없다면 또 다른 인티파다는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CNN방송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팔레스타인의 정신적 지주 야세르 아라파트 사후 서안지구를 차지한 일부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를 찾아내는데 이스라엘에 협조해왔기 때문에 아직 3차 인티파다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지도 세력의 공백으로 평화ㆍ공존 희망이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희생자는 미국ㆍ영국인=이번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 아브라함 시무엘 골드버그(68)과 아르예 쿠핀스키(43), 모셰 트워스키(59), 영국인 칼먼 리바인(55) 등 4명은 모두 랍비(유대교 사제)였다. CNN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 국적을 함께 보유한 이중국적자였다. 이 중 골드버그는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 이스라엘로 건너가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리버풀에서 태어나 런던과 이스라엘 제약회사에서 화학 기술자로 일했으며 예루살렘에서는 청소년 종교 교육시설 건립 작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교사 출신의 부인과 6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트워스키는 미국 보스턴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인 이사도어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랍비이자 철학자이고 하버드대 희랍문학 교수로 재직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 요셉 솔로베이트치크는 현대 동방정교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여겨진다. NYT는 모셰의 다른 형제 2명 모두 랍비라고 전했다.

쿠핀스키는 디트로이트 인근 오크파크 출신으로 미시건주 최대 유대정교회 중 하나인 젊은이스라엘(Young Israel)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은 초등학교때 이스라엘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인티파다 5차례 테러… PFLP는?=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이번 테러를 감행한 아부 자말 형제는 PFLP에 가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차 인티파다 당시 5차례의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하기도 해 주목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PFLP는 지난 1967년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점령한 이후 조직된 저항운동세력으로, 아랍민족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결합한 사상으로 무장했다. 이들은 중동에서의 서방 자본주의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파타의 야세르 아라파트와는 다른 전략적 노선을 취했고 1970년대에 급성장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조직 가운데 2번째로 큰 조직이 됐다.

전 세계로 확산된 이들의 사상은 1972년 텔아비브공항 습격사건과 1973년 JAL 소속 여객기 납치사건을 일으킨 일본의 적군(赤軍)과 서독의 신좌파 테러단체 바더마인호프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PFLP는 1976년 에어프랑스기 납치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이스라엘은 우간다 엔테베공항 인질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100명의 인질을 구해냈다.

중국이나 옛 소련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198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이슬람 민족주의 운동이 힘을 잃고 세력이 급격히 위축됐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PLO를 탈퇴, 1996년 팔레스타인 총선을 거부했으나 3년 뒤 PLO에 다시 가입했다.

2002~2004년 2차 인티파다 당시 자살폭탄테러를 수차례 시도하고 2011년엔 2명의 대원이 서안지구 마을 나불루스 인근 이타마르 정착촌의 유대인 포겔 가족 5명을 몰살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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