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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만성기침, 감기가 아니라 호흡기질환”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열도 없고 콧물도 그쳤다. 그런데 유독 기침은 계속난다. 주변을 보면 기침 때문에 몇 주째 고생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애초부터 감기(혹은 독감) 때문에 시작된 기침이니 ‘감기가 오래 가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경우 오래 계속되는 기침은 감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감기로 인한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한두 번의 기침은 걱정할 것이 없다. 유독가스나 가래, 미생물 감염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신체반응이기 때문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호흡기내과 현인규 교수는 “주의할 것은 며칠씩 지속되는 기침이다. 기침은 가장 흔한 호흡기 증상 중 하나이며, 3주이상 지속된 만성 기침의 유병률은 비흡연 성인의 14~23%로 보고되고 있다”라며“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기침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흡연자의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 또는 폐암의 가능성이 많으며, 비흡연자의 경우 후비루, 기관지 천식, 역류성 식도 질환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기침은 호흡기질환에 의하여 일어나지만, 기관지에 분포되어 있는 미주신경은 위나 식도 등의 여러 내장기관에도 퍼져 있어 호흡기 외의 다른 장기의 병으로도 간접적으로 기침이 날 수 있다. 


▶ 3주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 절반이 ‘후비루 증후군’ 이 원인

통상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으로 분류하는데 만성기침 원인의 절반가량은 ‘후비루 증후군’ 때문이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사람에서 잘 생긴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며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나오는 것이다.

이 경우 환자들은 ‘목이 간질간질하고 무엇인가 목에 걸려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목이 간지러워 목소리를 가다듬느라고 ‘흠흠’ 하는 소리를 내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대개 기침은 누워 있을 때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잠자는 동안 또는 이른 아침에 심해진다. 또한 술․담배를 많이 한 다음 날, 과로했을 때에도 심해진다. 후비루 증후군은 감기약으로 낫지 않는다. 병원을 찾아 원인을 제거해야 증상이 좋아진다. 후비루 증후군의 원인이 비염이라면 비염 치료를 하는 식이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주변이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물을 자주 마셔 가래를 묽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쌕쌕’ 소리 없이 기침만 나는 천식도 있어

흔히들 숨이 차야 천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숨찬 증상 없이 기침만 발작적으로 하는 기침 이형 천식도 최근 많이 증가하고 있다. 기침형 천식에서는 가래가 거의 없는 마른기침이 나오며 그외 숨이 찬다든지, 숨쉴 때 쌕쌕 소리가 난다든지 하는 천식 특유의 증세가 없다. 이를 ‘기침 이형 천식’이라고 한다. 이런 환자는 기관지가 정상인들보다 예민해서 찬 공기에 노출되거나 담배연기, 먼지, 꽃가루 등의 조그만 자극에도 기침이 생기는데, 때로는 말을 하는 것이 자극이 되어 기침이 나기도 한다.

▶‘역류성 식도질환’으로 신물이 넘어와도 콜록콜록

만성기침의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역류성 식도 질환’이 있다. 위산이 역류하여 인두나 후두를 자극하므로 만성적으로 기침이 나거나 목이 쉬고 이물감이 생긴다. 대개 속쓰림이나 신물 올라오는 증상이 동반되지만 이런 증상 없이 기침만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잠자는 동안에는, 식도로 올라온 위산을 다시 삼키는 연하작용의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점액이 인두에 고일 수 있다.

이는 인후두 부위 통증의 원인이 되며, 간혹 편도 및 그 주위조직이 붓는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되풀이되면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져 기침이 심해질 수 있다.

위산 역류는 누워있을 때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 경우 침대 머리 쪽을 10㎝정도 높게 하고 잠자리에 눕기 전 2시간 동안은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 콜라, 커피 등 카페인이 있는 음료, 초콜릿, 향신료를 넣은 음식이나 기름이 많은 음식 등을 피해야 한다.

▶가래와 기침 함께 나면 기관지 질환

가래 기침이 2개월 이상 오래 가면 만성 기관지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주로 염증성 분비물에 의해 목이나 기관지 부위의 기침신경이 자극돼 기침을 하게 된다. 흡연에 의한 만성기관지염의 경우 전체 만성 기침의 5~10% 정도를 차지한다.

기침은 기관지염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나지만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이 있을 때도 발생한다. 가래가 과도하게 많이 나오면서 간혹 피가 섞여 나오고 열과 무력감이 따라오면 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기관지질환의 경우 기침과 함께 가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 질환은 천천히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는데, 오래 두면 기관지가 손상을 많이 받게 되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대개 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먼지나 연기 등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도 나타난다.

▶ ‘너무 심한 기침’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너무 심한 기침을 할 때는 반드시 유의해봐야 한다. 폐렴이나 폐결핵, 폐암, 심부전, 폐색전증 같은 중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흡연자의 경우 기침의 양상이 이전과 달라지거나 객혈, 호흡곤란, 체중감소 등이 기침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폐암의 한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미열이 있으면서 식은땀이 나고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결핵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만성 기침이 있다면 스스로 짐작해서 진단하기보다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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